베를린 콘체르트하우스 수석 임용…10대 연주자 임용은 매우 이례적

김유빈 플루티스트

대전에서 플루티스트 최나경의 뒤를 잇는 세계적인 플루티스트가 또다시 탄생했다. 이미 세계적인 콩쿠르를 통해 그 실력을 입증한 김유빈이 지난 24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 콘체르트하우스 오케스트라의 수석으로 선임됐다. 10대 연주자가 세계적으로 유수한 오케스트라의 수석으로 임용된 건 매우 이례적이다.

19세 소년 김유빈은 지난해 12월 베를린 콘체르트하우스 오케스트라의 제안으로 첫 오디션을 봤다. 이후 1월 두 번째 오디션을 봤으나 콘체르트하우스 측에서 최근까지 수석을 임용하지 않아 큰 기대를 하지 않다가 지난 7일 그에게 긍정적인 결과를 통보했다. 첫 오디션 후 약 10개월 만이다.

김 플루티스트는 “세 번이나 오디션을 봤다. 유수의 오케스트라와 함께 연주를 하며 오디션을 치른다는 것 자체가 좋은 경험이었다”며 “정말 영광스럽고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의 어머니 김춘희(48) 씨도 가슴 떨리고 벅찬 감동을 숨기지 않았다. 김 씨는 “솔리스트로서의 활동도 좋아했지만 오케스트라와의 구성원이 되는 것은 유빈이가 정말 원했던 꿈”이라며 “외국에서 힘들게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한 아이가 대견하고 감사하다”고 전했다.

대전 출신이지만 정작 지역에서는 지난 8월 대전시립교향악단과 함께 섰던 대전예술의전당 무대가 전부인 김 플루티스트는 앞으로 고향인 대전에서의 연주 기회가 생긴다면 거절하지 않고 나설 생각이다.

그는 “서울에서는 많이 연주를 해봤지만 대전에서의 무대는 지난 8월 무대가 처음이었다”며 “정말 기분이 좋았던 기억이 있다. 대전에 지인들도 있고 고향이기 때문에 앞으로 기회가 있다면 대전에서도 연주를 많이 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저 악기를 좋아하고 음악을 많이 듣는 것으로 지금의 자리까지 오르게 됐다는 김 풀르티스트는 “좋아하는 일을 했기 때문에 이렇게 잘 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겸손히 말했다. 프랑스 파리에서 학교에 다니고 있어 졸업을 할 때까진 독일 베를린을 오가며 오케스트라 활동을 하게 될 그는 솔리스트로서도 연주계획이 있어 일단 계획된 연주를 마치고 오케스트라에 합류할 계획이다. 그리고 내년 3월 콘체르트하우스 오케스트라가 서울예술의전당에 내한 공연이 예정돼 있기 때문에 별다른 일이 없는 한 귀국길에 올라 무대에 설 예정이다.

김 플루티스트는 “한국 무대는 내년 3월 오케스트라와 함께 인사드릴 것 같다”며 “앞으로의 연주 활동이 너무 기대된다. 더 좋은 연주를 통해 인사드리겠다”고 말했다.

베를린콘체르트하우스 오케스트라는 세계적인 거장 이반 피셔가 상임지휘자로 있는 명문 오케스트라다. 김 플루티스트는 2014년 제69회 제네바 국제음악콩쿠르에서 1위 없는 공동 2위와 함께 청중상, 젊은 연주가상, 스위스 플루티스트협회 특별상을 받은 데 이어 지난해 프라하국제콩쿠르 플루트 부문에서 우승했다. 프랑스 리옹 국립고등음악원을 졸업하고 9월부터 파리 국립고등음악원 석사 과정에 재학 중이다.

강선영 기자 kkang@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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