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입 환영하지만 우대는 없다"
여권 반기문 추대론에 선 그어

해임안 정국, ‘거야(巨野)’에 맞서 단식투쟁 중인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가 여권의 유력 대권후보이자 충청대망론의 주인공으로 언급되는 반기문 UN 사무총장에게 ‘꽃길’은 없을 것임을 밝혔다.

여권의 차기 대선을 염두에 두고 반 총장을 영입하더라도 다른 주자들과의 공정경쟁에 나서야 함을 강조한 것으로, 이른바 ‘반기문 추대론’에 선을 그은 것이다.

이 대표는 28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반 총장 영입 가능성에 대해 “세계적 정치가로 부상했는데 얼마 안 남은 임기(올해 말)에 비난받지 않도록 언급을 자제하는 게 바람직하다”라면서 “그 이후의 참정권과 공무담임권은 순전히 본인의 판단이고, 반 총장이 우리의 멤버로 참여하면 기꺼이 환영하지만 그분만을 위한 카펫은 깔지 않겠다”라고 답변했다.

그러면서 당 대표 경선 당시 자신의 공약이었던 ‘슈퍼스타K 방식의 경선’을 거듭 주장했다. 이 대표는 “인기투표가 아니라 서너달 동안 치열한 정책토론을 지역을 옮겨 다니면서 할 생각이다. 이런 과정을 거쳐 국민들께서 대선 후보들이 어떤 나라를 만들려 하는지 충분히 인식할 수 있도록 하고, 최적의 후보를 선출할 것”라고 설명했다.

새누리당의 불모지 호남(전남 순천)에서 당당히 재선(18대 비례대표직까지 포함해 3선 의원)에 성공한 이 대표는 본인의 대권 도전 의사를 묻는 질문에는 “대통령 시켜준다고 하는데 싫어할 정치인이 있겠느냐”라면서도 “호남과 충청, 영남을 하나로 묶는 역할은 충분히 할 수 있지만 대권까지 노릴 그릇은 못 되는 사람”이라고 자평했다.

또 영·호남 연대 가능성에 관해서는 “대대적인 정계 개편이 이뤄졌으면 한다. 국가 현안을 놓고 당이 다르다는 이유로 동의하지 못하는 사안이 많은데 국가 선진화를 위해 빅뱅이 이뤄졌으면 좋겠다”라며 대선을 앞두고 국민의당과 연대할 것이란 시각에 대해선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안보관과 경제인식을 가진 국민의당 의원들이 많다”라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 대표는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해임건의안 통과에 따른 단식투쟁 중단과 국회 복귀 조건으로는 “국민이 만들어온 민주주의와 의회주의를 하루아침에 뒤엎는 것을 보면서 거래하고, 어영부영 넘어가지 않을 것이며 정세균 국회의장이 물러나면 된다”라고 단호한 입장을 피력했다.

새누리당의 보이콧으로 20대 국회 첫 국정감사에 큰 파행이 초래된 데는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고, 이 지경에 이르지 않도록 해야 했는데 송구스럽다”라며 “정 의장이 물러나고, 야당이 강행처리를 포함한 비신사적 행위를 자제한다면 내일이라도 복귀하겠다”라고 약속했다.

최 일 기자 choil@ggilbo.com
서울=강성대 기자 kstars@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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