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도가 수십억 원의 예산을 들여 입주한 지 3년여밖에 되지 않는 내포신도시 신청사의 리모델링을 추진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26일 도에 따르면 민원인의 편의 증진과 공간 활용의 효율성 등을 위해 내포신도시 신청사에 대한 리모델링을 추진하고 있다.

도가 추진하는 리모델링 대상은 도청사 지하 1층과 지상 1층 두 곳이다.

현재 1층에는 해양정책과, 감사위원실, 해운항만과, 감사과 등 실무부서를 비롯해 민원인들이 이용하는 민원실, 희망카페, 도민상담실, 은행, 우체국 등의 편의시설이 들어서 있다.

지하주차장이 인접한 지하 1층에는 구내식당, 체력단련실, 내포마루(카페), 슈퍼마켓 등이 있다.

도는 이번 리모델링을 통해 민원실 위치를 옮기고 기존 북카페, 희망카페 공간 등을 재구성하는 한편 민원인들을 위한 심리상담실, 특산품전시장 등을 추가로 설치한다는 계획이다.

도는 청사 리모델링에 대략 20억 원가량의 예산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도는 현재 도청사 리모델링을 위한 ‘공간 재구성 및 리모델링’ 용역을 실시하고 있으며 오는 12월 말 최종 결과가 나올 예정이다.

하지만 지어진지 채 4년이 안 된 신청사를 수십억 원의 예산을 들여 리모델링한다는 점에서 낭비성 논란과 근시안적 행정이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지난 2013년 내포신도시 신청사 입주에 앞서 민원인들의 편의 증진과 업무 편의를 고려한 효율적이고 실용적인 공간 구성을 했더라면 몇 년 지나지 않아 수십억 원에 달하는 엄청난 예산을 다시 투입해야 되는 상황을 만들지 않았을 것이라는 게 도민 일각의 목소리다.

주민 김모(46·예산군) 씨는 “민원사무로 도청에 이따금 가게 되는데 편히 쉴 만한 곳이 없는 등 민원인들 입장을 우선 고려해 설계한 공간은 아니라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며 “처음부터 민원인을 배려한 효율적인 공간 배치가 아쉬웠다”고 지적했다.

주민 윤모(40·홍성군) 씨도 “최근 지어지는 공공청사는 주민들이 언제라도 편하게 드나들 수 있는 열린 공간으로 설계되고 있어 권위적인 느낌의 충남도청사와는 비교가 된다”며 “신청사 입주 당시 민원인들의 편의와 사무 효율을 높이는 공간 활용이 됐다면 가뜩이나 어려운 지방 재정 속에서 수십억 원의 혈세를 들여 리모델링을 하는 상황은 없었을 것”이라고 안타까워 했다.

이에 대해 도 관계자는 "그동안 민원실의 위치가 부적합하고 특산품 전시장이나 도민 회의장 등이 없어 불편하다는 의견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고 공간 활용능력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많았던 게 사실"이라며 “(건축)초창기에는 (민원인들의 불편 등)세심한 부분들을 놓칠 수 있어 이를 보완하는 차원에서 리모델링을 검토하는 중”이라고 해명했다.

내포=김혜동 기자 khd@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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