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측 사과·기소된 가해 학생 징계 요구

동성 간 MT 성희롱 사건이 불거진 건국대에서 학생들이 학교 당국의 미온적인 대응을 지적하고 나섰다. 

건국대학교 정치외교학과 이혜연 학생 등 5명은 27일 오전 서울 광진구 교내 학생회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학교는 피해자에게 사과하고 제대로 된 해결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건국대에서는 올해 3월 인프라시스템공학과(토목공학과) 학생들이 학교에 알리지 않고 몰래 MT를 갔다가 동성 간 성추행 사건이 벌어졌다.

이모(23)씨와 하모(22)씨, 신입생 노모(20)씨가 새벽에 신입생 A씨의 속옷을 내리고 신체에 치약을 바르는 등 추행을 하면서 영상을 촬영했다가 적발됐다. 의정부지검은 5월 가해자 3명을 기소했다.

이달 중순 언론을 통해 사건이 알려지면서 학교 당국이 그간 가해자들에게 아무런 처벌이나 조처를 하지 않은 사실까지 드러났다.

학생들은 기자회견에서 "피해자는 사과도 하지 않는 가해자들과 함께 학교에 다니는 것이 괴로워 학교 당국에 해결을 요청했으나, 학교는 아무 조처가 없었다"면서 "오히려 학교는 피해자에게 질병 휴학을 권했다"고 지적했다.

이어서 "학교는 '학내 기관이 신고를 접수한 때는 바로 상담실에 이송해야 한다'는 학칙 규정도 어겼다"면서 "쉬쉬하고 넘어가면 된다는 안일한 인식과 대처가 또 다시 고통받는 피해자와 떳떳한 가해자를 만든다"고 꼬집었다.

이들은 학교가 대처가 미흡했던 점을 피해 학생에게 사과할 것, 가해 학생 징계를 속행할 것, 성폭력 예방 및 재발방지책을 마련할 것 등을 요구하고 재학생 411명으로부터 받은 서명을 학생복지처에 제출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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