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도 산하 기관장들이 연말까지 대거 물갈이될 전망이다.

경제, 교육, 문화 등 분야별로 설립된 산하기관은 전문성을 바탕으로 운영의 독립성이 보장되는 데다 해당 분야의 지역 최고 요직이어서 선임 인물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6일 도에 따르면 현재 도 산하 기관 중 충남테크노파크, 충남인재육성재단, 충남도체육회, 충남문화산업진흥원, 충남경제진흥원, 충남교통연수원 등 6곳이 기관장 공모를 진행 중이거나 계획 중이다.

도 산하 11개 출연 기관 중 절반이 넘는 기관이 기관장을 새로 선임하는 셈이다.

중도 사퇴한 충남교통연수원장을 제외한 나머지 기관장은 올해 말로 임기가 만료돼 각 기관이 새로운 기관장 선임에 나서고 있다.

충남교통연수원은 임각철 원장이 안희정 지사 대선 캠프에 합류하기로 하면서 사표를 제출한 데 따른 것이다.

해당 기관들은 이미 기관장 모집 공고를 낸 상태이며 충남경제진흥원은 원장추천위원회를 통해 2명의 후보를 압축, 이사회의 최종 선임만을 남겨두고 있다.

나머지 기관들도 새 원장의 임기가 시작되는 1월 초에 맞춰 이달 말까지 후임 기관장을 선임해야 한다.

도 산하기관 중 절반 이상이 기관장 공모 절차에 돌입하면서 인선 관련 잡음도 이어지고 있다.

기관장 인선 문제로 가장 큰 홍역을 치른 곳은 충남테크노파크다.

충남테크노파크는 지난 10월 말로 마무리된 윤창현 전 원장의 임기에 맞춰 지난 8월부터 신임 원장 공모에 나섰지만 현재까지 적당한 후임자를 찾지 못하고 있다.

5개월째 충남테크노파크 원장 자리가 공석인 데는 공모에 응한 인물 중 원장 후보 자격을 충족할 만한 인물이 없어 이사회가 선임을 반려했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이사회에 원장 최종 후보를 검증·제출하는 충남테크노파크 원장추천위원회가 자격에 미달되는 특정 인물을 후보로 추천했다는 의혹과 함께 내정설, 외압설 등 각종 소문을 양산한 바 있다.

상임이사 모집공고를 낸 충남인재육성재단은 재단 내 노동조합과 각종 사안으로 갈등을 빚고 있는 현 상임이사의 재임 여부가 관심을 모으고 있다.

그간 노조는 재단이 설립목적에 역행하는 운영으로 충남학사 학생과 구성원이 고통받고 있다고 주장하는 반면, 재단은 경영 개선을 위한 것이라는 상반된 입장을 보여 갈등을 빚어 왔다. 최근에는 갈등관계가 악화되면서 충남도의회가 노사문제를 서둘러 해결하라는 주문을 하기도 했다.

현 상임이사가 재임에 도전할 경우 이에 대한 책임론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내년에 출범하는 통합 충남도체육회의 사무처장 선임 과정도 순탄치 않다.

도는 지난달 중순경 공모절차를 거치지 않고 현 사무처장을 내정키로 내부방침을 정했다가 밀실행정이라는 도의회의 비난을 받아 입장을 바꿔 공모절차에 착수했다.

다른 도 산하 기관의 임원 선임은 대부분 공모를 통해 이루어지고 있는 반면 통합 체육회 사무처장만 사전 내정 형식으로 진행되자 정치적 입김이 개입된 게 아니냐는 추측이 난무했었다.

산하기관장 인선과 관련한 잡음이 이어지면서 공직사회 안팎에서는 안희정 지사의 대권 행보가 본격화된 시점에서 또 다른 도정공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고위 관계자는 “기관장들이 일시에 바뀌는 데다 혼란스러운 시기인 만큼 그 어느 때보다 투명한 인사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며 “특히 산하기관 수장의 후임 인선 지연 등은 안 지사의 대권행보와 관련해 도정 공백을 포함한 또 다른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내포=김혜동 기자 khd@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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