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수(雨水)가 지났지만 아침, 저녁으로 영하의 날씨를 보이며 추위는 계속되고 있다. 봄날은 오지 않았고 난방을 하지 않으면 견디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 시기 연탄을 난방연료로 겨울을 나는 저소득층 이웃들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연말에만 몰리는 연탄 후원이 1월부터 급감해 난방연료 부족을 겪는 일명 ‘연탄 보릿고개’를 겪을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우려는 현실처럼 다가온다. 23일 대전 5개 기초자치단체 연탄 후원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21만 3100장, 11월 20만 7318장, 12월 15만 2150장 지난달 5만 500장, 이달 1만 6800장이다. 한겨울에 집중된 연탄 후원이 점점 줄어들었으며 내달부터는 연탄 후원이 전무한 상황이다.

한 자치구 관계자는 김영란법 시행, 연탄값 상승 등의 영향으로 올해 연탄 후원량이 줄어들었지만 지난해보다 따뜻한 날씨와 연탄 바우처, 쿠폰 지원 증가로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분석했다.

그러나 걱정을 접을 상황은 아니다. 박수범 대덕구청장은 최근 열린 주간업무회의에서 “각 동별로 혹시 연탄부족으로 추위에 떨고 있는 어려운 이웃은 없는지 살펴보고 연탄이 필요한 곳에 빠르게 공급될 수 있도록 조치해 달라”고 주문했다.

연탄 보릿고개 기간에는 연탄은행의 지원량도 줄어들며 2~3월에는 연탄 배달 자원봉사자의 발길도 뜸해진다.

신원규 대전연탄은행 대표는 “이달부터 후원이 현저히 줄어들었다. 지난달까지 1000여만 원이었는데 이달에는 약 500만 원으로 반으로 뚝 떨어졌다. 봉사활동도 내달 1건 만 있고 이후 자원봉사 일정표는 텅 비었다”고 귀띔했다. 이어 “연탄이 필요한 기간은 겨울뿐만 아니라 늦봄 꽃샘추위까지이다. 어려운 이웃의 겨울은 생각보다 길다”며 “한 가정이 겨울을 따뜻하게 보내려면 매달 200여 장의 연탄이 필요해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신 대표는 연탄 보릿고개를 넘기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각 지자체의 연탄 가구 현황파악을 강조한다.

그는 “연탄을 때는 집이 어느 곳에 얼마나 되는지 철저히 조사하는 게 정말 중요하다”며 “그래야 연탄이 필요한 가구에 골고루 연탄을 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신성룡 기자 milkdragon@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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