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의약품 약국에 가져다주기

  먹다 남은 약, 어떡하지 너?

혹시나 싶어 챙겨둔 상비약, 제기능을 못하고 사용기한만 지나고, 항상 한 봉지 두 봉지만 남는 병원에서 처방 받은 약도 이리 뒹굴 저리 뒹굴. 쓰레기 종량제 봉투에 담아 버리자니 뭔가 찜찜하고 그냥 두자니 처치곤란.

#1. 약국으로 간 집순이

예전 같으면 쓰레기 종량제 봉투에 담아 버렸을 텐데, 약도 분리수거가 된다는 말을 듣고 실행에 옮기기로 했습니다. 사용기한이 지난 약과 알약들을 모아 약국으로 향했습니다. 혹시나 안 받아주시면 어쩌지 하는 마음과 함께 총 3곳을 들러봤습니다.

처음 들른 약국에선 약사님이 “버릴 약 양이 많은가요?” 라고 물어 약봉지를 들고 있던 손이 민망했습니다. 많진 않다고 했더니 의자를 가리키며 “저기 넣고 가시면 된다”고 하더군요. 생각보다 아담한 사이즈의 투명한 수거함, 눈에 띄지 않는 구석 의자 위에 있더군요. 약을 수거함에 넣고 다시 발길을 재촉해 다른 약국을 찾았습니다.

일단 먹다 남은 약 수거하는지 여부와 수거가 되는 약품인지 물었더니 “버려드릴게요”라는 대답이 돌아왔습니다. 약을 건네고 살펴보니 역시나 눈에 잘 띄지 않는 곳에 있는 수거함. 안내문 같은 것은 없냐고 여쭸더니 없다고 하시더군요.

#2. 며칠 뒤 약국

며칠이 지나 또 약국으로 향했습니다. 버리는 약 수거하시냐고 여쭈었더니 “병원에서 처방받은 약을 말하는 거냐고, 여기는 안 하고 병원 근처 처방약 조제하는 약국에서는 수거한다“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시행 취지도 좋고 참여하는 사람들도 꽤 있는 듯한데… 폐의약품 수거 정책이 시행된 기간에 비해 아쉬운 점이 한둘이 아닙니다. 폐의약품 처리 방안 등 문제가 있어서 그런지 약사님들도 적극적으로 이야기 해주시는 건 아니고….

제일 먼저 약국으로 가져가면 된다고는 들었지만 정말 가져가도 되는지, 약국 이외의 수거 기관도 찾게 된다는 점. 지역마다 약국마다 다른 사정이 있겠지만 기껏 모아 갔더니 약사님이 “시행제도가 바뀌어서 이제 쓰레기 종량제 봉투에 넣어 버리세요”라고 했다던 경험담도 종종 있고. 폐의약품 수거 약국 목록이 있는 것도 아니어서 저조차도 폐의약품 수거 약국이 어디 있을까 검색을 했었습니다. 폐의약품 수거를 거부당할까 약간의 두려움(?)이 있었거든요.

#3. 물약, 알약, 가루약 …

그리고 먹다 남은 약 약국에 가져다줘야 한다는 사실은 많이들 알고 계신데 ‘어떻게?’ 라는 곳에서 많이 고민한다는 점. “물약, 알약, 가루약, 연고 종류도 많은데 이거 그냥 가져다줘?”

알약은 알약대로, 물약은 물약대로 모아서 가져오라고 이야기하거나 알약과 물약 수거함이 나눠져 있는 약국도 있다던데 제가 들른 약국들은 크게 상관하지 않으셨습니다. 저도 포장지를 벗겨 약을 열심히 분류해서 같더니 한통에 쏘옥, 그리고 포장지 제거도 안 된 약들이 들어 있어 조금 당황했습니다. 열심히 분류해간 보람도 없고….

하지만 지자체 홍보물을 살펴봤더니 ‘포장지나 약통을 제거 후 분리하여 약국으로 가져오라고’ 되어 있었습니다. 약 분리는 안하더라도 포장지 제거는 꼭 해야겠습니다.

많은 아쉬움은 뒤로하고 제 작은 바람은 수거와 관련한 분리법, 수거 가능한 약품 종류를 담은 조그마한 안내문이 수거함 옆에 비치되어 있었으면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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