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티즌들 "며칠이면 될것을 3년씩이나…"

세월호가 차디찬 바닷물에 잠긴 지 3년 만에 수면 위로 그 모습을 드러냈다. 침몰 후 무려 1073일 만이다.

3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지만 세월호를 바라보는 안타까운 시선과 울분은 생생하게 살아 있었다.

3월 23일 대한민국 온라인에서는 어지러운 시국 속에 인양된 세월호를 두고 네티즌 간 뜨거운 설전이 벌어졌다.

◆위로, 격려 그리고 탄식

세월호 인양이 한창인 가운데 온라인에는 아직 선채 안에 갇혀 있을지 모를 9명의 미수습자와 유가족들을 추모하는 글이 이어지고 있다. 네티즌들은 “그동안 그 안에서 얼마나 춥고 외롭고 무서웠을까? 모두 꼭 가족들 품에 안기길 바랍니다”, “인양된 세월호 보고 울 뻔 했습니다. 304명 희생자 여러분의 아픔을 잊지 못 할 것 같아요”라며 안타까워 했다.

◆못 건진 것이냐, 안 건진 것이냐

공교롭게도 박근혜 전 대통령 파면과 함께 세월호가 인양되자 ‘박근혜가 내려가자 세월호가 올라왔다’는 반응을 보인 이들도 상당수였다. 지난 3년 동안 진행되지 않았던 인양 작업이 박 전 대통령의 파면과 함께 신속히 진행되자 그동안 할 수 있는 일을 하지 않은 것인지, 정말로 할 수 없었던 일이었는지에 대한 의문이 풀리지 않는다는 판단에서다. 네티즌들은 “못 건진 거냐? 안 건진 거냐?”, “며칠이면 끝날 걸 3년이나 끌어온 이유가 뭘까? 무엇을 숨겨둔 것일까?”, “탄핵 인용되자마자 바로 인양되네. 그러니 욕 나오지. 그동안 누가 그걸 막았는지 이제 분명하지 않나?”라며 사고 이후 3년이 지나서야 인양한 것에 의구심을 표출했다.

◆언론 물타기 음모?

언론 물 타기라는 의문도 있다. 최근 검찰 소환조사를 마친 박 전 대통령의 사법처리에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지속적인 언론 보도에 부담을 느낀 정부가 세월호 인양으로 물 타기를 시도한다는 추측성 반응이다. 네티즌들은 “이 타이밍에 박근혜 구속 수사 물 타기 하는 것 봐라”, “세월호 인양이 마지막 카드였냐? 구속될까봐 언론 물 타기용으로?”, “성공했어! 세월호 인양 뉴스로 박근혜 구속 뉴스 묻기…어째 3년 동안 진척이 없던 게 딱 지금 이 시기에 인양되냐?”등의 격앙된 반응을 보이며 세월호 인양으로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관심이 줄지 않을까 걱정하기도 했다.

◆거부반응

일부는 세월호에 대한 거부감을 드러내기도 한다. 이 같은 목소리는 세월호 문제를 깔끔하게 매듭짓지 못하고 긴 시간동안 사고 원인 규명이나 보상 대책을 둘러싼 갈등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아서 인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안타까운 사고지만 이제 국민에게 무얼 더 요구하지마라. 충분히 국민들의 마음을 받았을 것이고 보상도 충분히 받았다고 본다”, “연평해전, 천안함 침몰은 잊으면서 세월호는 안 잊나보네”, “도대체 언제까지 국민들 전체가 같이 슬퍼해줘야 돼? 세월호 때문에 다른 국민들도 힘들고 국가 경제가 침체되고 있다는 생각은 안 해?”라며 피로감을 호소하기도 했다.

정재인 기자 jji@ggilbo.com ·이준섭 기자 ljs@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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