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오후 공중에서 촬영한 전남 진도군 사고 해역에서 이뤄지는 세월호 인양 장면. 세월호와 잭킹바지선 간 간섭에 따른 문제를 해소해 수면 위 13m 인양을 목표로 신중한 작업을 계속하고 있다. 연합뉴스

 

맹골수도의 깊은 바닷속에 가라앉아 있던 세월호가 1073일 만인 23일 새벽 수면 위로 모습을 드러냈다. 시민들은 세월호가 부상한 이날, 뉴스로 세월호 소식을 접하고 온라인상에서 리본 모양의 ‘세월호 구름’을 공유하는 등 세월호에 대한 각별한 관심을 나타냈다. ▶관련기사 3·6면

해양수산부는 이날 오후 2시 기준 세월호 선체가 수면 위 6m까지 상승했다고 밝혔다. 세월호 인양작업은 지난 22일 오전 10시 시험인양을 시작으로 오후 3시 30분경 해저면에서 1m 인양에 성공했다. 그리고 23일 새벽 4시 47분경 해저면에서 22m 인양된 세월호는 마침내 본체 일부가 육안으로 식별이 가능한 상태가 됐다.

세월호 선체가 수면 위로 드러나자 뜬눈으로 세월호 인양작업을 지켜본 미수습자 가족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세월호 미수습자 조은화 양의 어머니 이금희 씨는 새벽에 진행된 인양작업을 뜬눈으로 지켜봤다. 이 씨는 “저희가 어떻게 한숨이라도 잘 수 있겠나. 세월호 인양이 잘 마무리돼서 무사히 안착되면 그제야 숨 한번 돌리지 않을까 싶다”며 “지난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사고가 났을 때 ‘살려달라’고 한마디밖에 안 했다. 그 뒤 1070여 일을 ‘찾아달라’고 하고 있다. 국민들께서 엄마·아빠의 마음으로 세월호가 올라올 수 있도록, 공정이 잘 풀리기를, 9명을 다 찾을 수 있기를 기도해 달라”고 당부했다.

시민들도 세월호 인양작업에 남다른 관심을 표명하고 있다. 지난 22일 온라인상에 ‘세월호 희생자를 추모하는 노란 리본 모양을 한 구름이 나타났다’는 사진이 잇따라 게재됐는데, ‘세월호 인양’에 대한 관심사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세월호 구름’은 23일 포털사이트 검색어 상위권을 기록했다.

3년 전 세월호 참사를 마주했던 세월호 세대에게 세월호 인양이 더욱 남다르게 다가온다. 지난 2014년 세월호 참사 이후 대전시청 1층 세월호희생자 합동분향소를 찾았던 김혜지(20·여) 씨는 “3년 동안 하지 못했던 인양이 탄핵인용 다섯 시간 만에 결정됐다는 것도 이해되지 않는다., 그동안 세월호의 각종 의혹들을 이제는 별이 된 단원고 학생들을 대신해서라도 밝혀져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소회했다.

김영석 해양수산부 장관은 세월호 인양 작업이 진행 중인 해상으로부터 1.6㎞ 떨어진 곳에 정박 중인 어업지도선 무궁화2호를 방문해 미수습자 가족들을 만나 위로했다. 김 장관은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인용 결정과 인양 착수 관련성을 지적하는 일각의 의문에 대해 “3년 전 그날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미수습자 가족들에게 하루라도 빨리 가족 품으로 돌려보내고자 하는 순수한 마음”이라고 답했다.

국회와 희생자 가족 대표가 선출하는 세월호 선체조사위원회가 곧 출범하는 등 세월호 침몰 원인을 규명하기 위한 조사 작업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세월호 선체조사위의 설치와 운영에 관한 특별법안이 지난 21일 시행에 들어간 상태다. 선체조사위는 국회가 선출하는 5명, 유가족 대표가 선출하는 3명 등 8명으로 구성된다. 위원회가 꾸려지면 조사 개시일부터 6개월 동안 활동하게 되고 한 차례 연장이 가능해 최대 10개월간 활동할 수 있다.

곽진성 기자 pen@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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