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이슈 브리핑 - 요즘 젊은 것들’은 한 주간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화제가 된 이슈들을 모아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요즘 젊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는 이슈는 무엇인지, 그들의 시각으로 바라본 세상이 펼쳐집니다.

 

<3월 4주차 브리핑>

 

세월호 참사 3년 만에 선체 인양이 시작된 지난 22일 강원도 원주시의 하늘에서 '세월호 리본' 모양의 구름이 목격됐다며 관련 사진이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 퍼지고 있다. [출처 = 연합뉴스]

1. 하늘도 지켜본 세월호 인양? - 세월호 리본 구름 소동

- 온 국민의 관심 속에 세월호 인양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22일, 인터넷에 뜬 한 장의 사진이 큰 화제를 불러모았다.
- 강원도 원주에 사는 김태연(48) 씨는 퇴근길 무심코 하늘을 바라봤다 깜짝 놀랐다. 구름이 무척 특이한 형상을 하고 있었던 것. 두 개의 띠가 한 지점에서 만나는 듯한 모양. 그랬다. 틀림없는 세월호 리본 모양이었다. 안 그래도 뉴스를 통해 이날 1072일 만에 세월호 인양이 시작됐다는 것을 알고 있던 김 씨는 신기한 마음에 곧바로 스마트폰을 들어 그 장면을 담았고, 평소 자주 들르던 인터넷 커뮤니티에 자신이 촬영한 사진을 올리면서 미스터리 논란에 불을 당겼다.
- ‘세월호 인양 당일 떠오른 세월호 리본 모양의 구름’. 선뜻 믿기 어려운 이 신비한 현상 앞에 당장 신기하다는 반응과 함께 대부분의 네티즌들은 이 현상을 하늘의 뜻과 연관지으며 각별한 의미를 부여했다. “아이들이 이제 집으로 돌아오려는 모양입니다. 눈물나네요 (Lynn)”, “아이고...... 진짜 이건 어떤 메시지 같네 (chom2me)”, “아이들이 위에서 만들었나보네요. (안경에붙은김)”, “진짜 기적이라는 게 있다는 건가? (루니카™)”, “하늘도 아는거지... (물곰탱)” 등의 반응이 그랬다.
- 물론 워낙 신기한 일이다보니 믿지 못하겠다며 “전투기가 지나가며 생긴 비행운 아니냐”, “조작된 사진 아니냐”는 반응도 적지 않았다.
- 그러나 현재까지 드러난 바로는 어떠한 조작이나 인위적인 개입이 없었을 가능성에 더욱 무게가 실리고 있다. 뉴스 보도에 따르면, 이번 구름이 비행운 아니냐는 의문에 대해 공군은 “그렇지 않다”는 입장이다. 원주 공군 제8전투비행단 관계자는 “그 시각에 훈련 비행이 있긴 했지만, 비행운이 생길 고도는 아니었다”며 “공군과 리본 구름과는 관련이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기상전문가들도 “구름 두께가 얇은 띠 형태의 ‘권운’으로 보인다. 바람 방향에 따라 휘기도 하지만 리본 형태를 띨 정도로 꺾인 경우는 매우 특이한 사례”라며 신기해 했다.
- 이 구름이 떠오른 지 정확히 하루 뒤, 세월호는 침몰 1073일 만에 다시 수면 위로 선체를 드러냈다. 미스터리한 구름이 세월호와 어떤 연관이 있는지 확인할 수 없지만, 세월호를 향한 유가족과 실종자 가족, 지켜보던 국민들의 염원이 하늘을 움직이고도 남을 정도였다는 것은 쉽게 짐작할 수 있다. 배를 뜨게 하는 게 물이라면, 그들이 흘린 눈물은 이미 거대한 바다가 되고도 남았을 테니까.

 

'소래포구 10만 원 꽃게찜 사건'이라며 인터넷에 떠돌고 있는 사진. 게시자에 따르면 "유명한 사건인데, 소래포구에서 메뉴판의 풍성한 꽃게찜 사진을 보고 10만 원이라는 다소 비싼 가격에도 주문했는데 꽃게 5마리만 달랑 나오더라"고 했다. 사실 여부는 확인된 바 없다.

2. 그것 참 안 됐네! - 소래포구 화재 냉담한 반응

- 의견 표현에 거침이 없는 온라인 커뮤니티지만 참사나 비극 앞에 숙연해지고 삼가 위로의 뜻을 전하는 것은 일반의 상식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러나 최근 일어난 한 사건에 대해서만큼은 예외였다. 인천 소래포구 어시장 화재다.
- 18일 새벽 1시 36분께 인천시 남동구 논현동 소래포구 어시장에서 불이 나 2시간 30분 만에 진화됐다. 이날 화재로 어시장 내 상점 370여 곳 가운데 240여 곳이 불에 탔고 인근 횟집 건물 등 20여 곳도 전소되는 피해를 입었다. 새벽 시간대여서 인명피해가 없었던 게 그나마 다행이었다.
- 이번 화재로 6억 5천여만 원 상당의 피해를 낳았고 수많은 상인들의 삶의 터전이 잿더미가 되었지만, 당혹스럽게도 이 사건을 바라보는 네티즌들의 시선은 싸늘하기만 했다.
- 다음 뉴스 댓글로 달린 “바가지 씌우고 안 사면 육두문자에 그람수 속이고, 사람 머릿수만큼 만원씩 더 받고, 카드 안 받고 현금 받아서 장부조작에 세금도 안 내는 이 양XX집단에게 세금으로 지원해주지 마라. 불나서 잘됐다라는 심보까진 아니지만 안타까운 마음은 안 든다... 저 상인들이 그동안 한 짓들이 있어서...”라는 내용이 캡쳐 돼 수많은 온라인 커뮤니티로 퍼날라졌고 게시글마다 너도나도 소래포구에서 당한(?) 경험담을 덧붙이기 시작하면서 소래포구는 위로의 대상이 아닌 성토의 대상으로 돌변했다.
- “완전 냉담하네요 바가지가 심한 곳이었나봐요? (분홍해)”, “구매자가 뻔히 보는데도 저울로 장난질하고 생선 담으면서 손장난하는데가 소래포구라죠 (maharaja82)”, “암게를 샀는데 집에 와서 보니 숯게가 있더라고요.. 뒤돌아서 봉지에 담아 주는 사이에 게의 암수를 바꾸는 마술을 경험 했네요. (내가 누굴까요)”, “1. 소방업체가 지적 > 안고침, 2. 소방서에서 지적 > 안고침, 3. 소방협회에서 지적 > 안고침(협회까지 올라갈정도면 진짜 대단한거), 4. 시청에서 지적 > 안고침(최종), 5. 화재발생 (그레첸)”, “와.. 이건 실드가 불가능하네... (둥근언덕)”, “예전에 자주 가봤던 곳인데 저도 저 뉴스 보고 딱히 불쌍하다거나 동정심 같은 건 안 들더라고요 (정무적카레)”, “살다가 자갈치보다 바가지인곳 처음봄. (푸른누리)”, “평소의 행실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잘 알려주는 사례 같네요 (24시간 왕자님)” 등의 불쾌했던 경험과 질타가 끊임없이 올라왔다.
- 1974년 인천 내항이 준공되면서 정식 개장한 수도권 대표 재래 어시장인 소래포구 어시장. 연간 1500만명이 찾는 관광지에다 김장철인 매년 10월 소래포구 축제가 열려 젓갈을 사려는 이들과 관광객으로 발 디딜 틈 없이 북적거리는 곳. 그러나 그 이면에는 이처럼 불친절, 바가지 상혼에 상처입은 소비자들의 불만이 차곡차곡 쌓여있었다. 잿더미가 된 어시장은 얼마 뒤면 새로운 건물과 좌판이 들어서겠지만, 이처럼 무너진 신뢰를 다시 쌓으려면 대체 얼마만큼의 시간이 흘러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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