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행사장을 뒤덮은 천막 모습

제21회 제천 청풍호 벚꽃축제가 ‘벚꽃없는 축제’로 치러졌다.

이로 인해 제천지역 역대 벚꽃축제 중 가장 관광객이 적게 참가한 것으로 평가됐다.

게다가 올해도 어김없이 수익 사업에 초점을 맞추어서인지 축제장에는 천막만 가득했다.

◆ 벚꽃없는 대신 천막만 가득

제천시 등에 따르면 청풍호 벚꽃축제 본행사가 지난 7일 청풍면 일원에서 펼쳐졌다.

개막식 행사에는 권석창·김성원 국회의원, 이근규 제천시장, 김정문 제천시의장, 강현삼·윤홍창 도의원, 김꽃임.양순경시의원, 지중현 문화예술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본행사는 7일 개막식을 시작으로 9일까지 공연행사, 체험행사, 전시행사 등으로 꾸며졌다.

그러나 개화시기를 맞추지 못해 일부 관광객들이 발길을 돌려야 했다.

실제로 제천지역 최대의 축제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개막식 때 앞쪽에 위치한 내외빈 좌석에는 빈자리가 여럿 눈에 띄었다

더욱 심각한 것은 개막식 이후였다.

오후 8시 이후부터는 사람을 찾아 볼 수 없을 정도로 행사장 주도로는 한산했다.

다음날 8일에는 그나마 많은 관광객들이 행사장을 찾았다.

하지만 벚꽃이 만개하지 않은 탓인지 관광객들이 지난해에 비해 일찍 행사장을 빠져나갔다.

안산에서 남자친구와 온 김순희(32) 씨는 “벚꽃을 보기 위해 몇 시간을 달려 왔는데 만개한 벚꽃을 보지 못해 아쉽다”며 발길을 돌렸다.

시 관계자는 “행사를 앞두고 갑자기 기온이 떨어져 개화가 안 된 것 같다. 10일 후면 벚꽃이 만개할 것 같다”고 했다.

◆ 타지역 상인 장사진… 지역상인 죽을 맛

특히 매년 반복된 문제점이 이번 축제에도 또다시 거론됐다.

그건 바로 끝없이 펼쳐진 천막이다.

시는 축제장에 총 18개(체험행사 16개, 전시행 2개)를 설치했다.

나머지 천막은 이 마을 축제추진위원회에서 설치했다.

타 지역 상인들에게 적게는 수십만 원 많게는 수백만 원의 금액을 받고 모두 설치한 것이다.

매년마다 100여 개가 넘는 천막이 설치되자 시민 및 관광객들이 눈살을 찌푸렸다.

청풍면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A 씨는 “경기침체로 인해 지역 영세상인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매년 타지역 상인들을 불러들여 영업을 이어오고 있다”며 불만을 제기했다.

가족과 함께 축제장를 찾은 강진호(47) 씨는 “벚꽃축제를 만끽하기 위해 매년 이곳을 찾는데 늘 천막만 가득하다. 벚꽃구경을 온 것이 아니라 마치 야시장을 온 느낌이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그는 이어 “아무리 한철 장사라고는 하지만, 관광객들을 상대로 돈벌이에 급급한 모습만 보여 실망이다”고 했다.

이에 대해 시관계자는“행사장 밑으로는 천막 갯수를 통제하지 않기로 사전에 마을축제추진위원회와 협의한 사항이라 방법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한편, 제천시문화예술위원회가 주최한 제21회 청풍호 벚꽃축제는 지난 5~16일까지 제천시 및 청풍문화마을 일원에서 펼쳐진다.

제천=정봉길 기자 jbk@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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