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1%대…전국 최저 원도심 젠트리피케이션 여파

올 1분기 대전지역 상가 수익률이 전국에서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전 원도심의 젠트리피케이션(구도심이 번성해 중산층 이상의 사람들이 몰리면서, 임대료가 오르고 원주민이 내몰리는 현상)과 도안신도시 상가 공실 문제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26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올 1분기 대전의 중대형상가와 소규모상가 투자수익률은 각각 1.1%, 1.07%로 전 분기 대비 각각 0.03%포인트와 0.01%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전국에서 세종(1.05%) 다음으로 낮은 수준으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인 1.25%에도 못미친다. 집합건축물대장상 건물인 집합상가 역시 올 1분기 투자수익률이 1.4%로 전남(1.37%)에 이어 낮았다. 중대형상가는 3층 이상이거나 연면적이 330㎡를 초과하는 상가고 소규모상가는 2층 이하이거나 연면적이 330㎡ 이하인 곳이다.

임대료는 중대형상가의 경우 ㎡당 17만 3000원, 소규모상가는 12만 8000원으로 전국 평균보다 낮았다. 그러나 임대가격지수는 중대형상가의 경우 100.2로 100.5를 기록한 충북에 이어 높았고 소규모상가는 100.3으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투자수익률은 낮은데 임대가격지수는 상대적으로 높아짐에 따라 공실률도 상당했다. 중대형상가의 공실률은 10.9%, 소규모상가는 4.7%로 모두 전국 평균을 상회했다.

대전지역 상가 수익률 하락과 공실률 상승은 원도심 젠트리피케이션과 맞물려 있다. 대전 원도심에선 노후화와 충남도청의 내포 이전으로 인해 상권이 침체됐다 최근 원도심 활성화로 임대료가 높아지면서 공실이 높아졌다. 특히 원도심 지하상가의 경우 최근 임대료가 급격하게 상승한 것으로 알려졌다. 원도심 살리기 사업의 역기능 논란까지 가중되는 상황이다. 도안신도시 역시 높은 임대료에 비해 수익이 뒷받침되지 않아 공실 상가가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중이다.

상가 투자수익률 감소는 앞으로도 이어질 전망이다. 계속해서 상가들이 속속 들어서는 등 과잉공급이 나타나 투자수익률이 뚜렷한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어서다. 또 비록 수익률이 기준금리에 미치지 못하지만 시중은행 금리는 이보다 더 낮고 부동산 규제도 강화돼 그나마 수익을 낼 수 있는 곳은 상가밖에 없다.

지하상가의 한 상인 “10년 넘게 지하상가에서 사업을 했지만 최근 높은 임대료로 인해 나왔다. 원도심을 나오면 임대료가 그나마 저렴한 편이다”고 말했다.

김현호·강선영 기자 khh0303@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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