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대 김민규 교수팀 복제 성공

복제에 성공한 토종견 바둑이 삽살개 두마리가 24일 대전 오월드에서 공개됐다. 오월드가 기증받은 삽살개 두 마리는 충남대 동물자원과학부 김민규 교수팀에 의해 성공적으로 복제됐다. 전우용 기자 yongdsc@ggilbo.com

눈과 귀를 덮은 긴 털이 야성적이면서 정감어린 느낌을 주는 복슬복슬한 삽살개. 민요나 시조·민화 등에도 종종 등장하듯 선조들과 희로애락을 함께해 온 삽살개지만 천연기념물로 지정됐을 만큼 보기 힘들어졌다. 특히 순수 토종견인 바둑삽살개는 멸종된 상태다. 바둑삽살개가 생명공학을 통해 시민들에게 그 모습을 드러냈다. 대전에서다. 300여 년 전 조선 영조 때 궁중화가였던 김두량이 그린 그림 속 바둑삽살개를 그대로 빼닮은 강이와 산이(생후 4개월)가 그 주인공이다.

대전오월드는 순수 토종견인 바둑삽살개를 충남대 동물자원과학부 김민규 교수에게 기증받아 이날부터 관람객에게 공개하기로 하고 어린이동물원에 전시장을 마련했다고 24일 밝혔다.

대전오월드는 300년 만에 복제에 성공한 바둑삽살개를 어린이 손님들이 가장 많이 찾는 어린이 동물원에 전시하며, 삽살개의 습성에 맞는 사육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전담 사육사를 배치했다.

삽살개의 ‘삽´은 퍼낸다, 없앤다는 뜻이며 ‘살´은 액운을 의미한다. 그 뜻대로 삽살개는 예부터 액운을 막고 복을 부르는 상징으로 여겨졌으며, 지난 1992년 천연기념물 368호로 지정돼 보호받고 있다.

특히 충남대 김 교수팀에 의해 복제에 성공한 바둑 단모견은 대단히 귀한 동물로 알려져 있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삽살개는 대부분 흑·황 장모견으로 단모견은 전체의 약 3%에 불과하고, 이 중에서도 김두량의 그림에 등장하는 단모 바둑삽살개는 통계를 내기 어려울 만큼 드문 확률로 태어난다.

귀한 동물이었던 바둑삽살개가 멸종한 배경에는 일제강점기의 어두운 역사가 있었다는 게 하지홍 한국삽살개재단 이사장의 설명이다. 태평양전쟁을 일으킨 일본이 총독부 산하에 ‘조선원피주식회사´를 두고 군용 모피로 견피를 연간 10만 장에서 많게는 50만 장까지 수집했으며, 그 결과 전국의 삽살개가 몰살하다시피 했다는 것이다.

한국삽살개재단은 삽살개 개체 보존에 힘써왔으며, 10여 년 전 수컷 바둑삽살개가 태어나자 번식을 시도했으나 무정자증의 불임으로 증식이 불가능했다. 김 교수팀은 삽살개 재단으로부터 이 삽살개의 체세포를 받아 난자제공견의 난자에 주입하는 방식으로 난자와 수컷의 세포를 융합시킨 뒤 대리모견에 이식해 임신과정을 거쳐 복제에 성공했다. 김 교수팀은 암컷 바둑삽살개도 복제를 시도해 앞으로는 자연스럽게 번식이 가능하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하 이사장은 “우리나라는 반려견에 대한 관심이 많지만 나라 고유의 품종이 10종류가 넘는 일본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라며 “대전이 반려동물에 대한 정책을 펼치고 있어 대전오월드에 300년 만에 다시 태어난 바둑삽살개를 전시하게 됐고 이를 통해 바둑삽살개가 우리나라 고유의 품종으로 인정받았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신성룡 기자 milkdragon@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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