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부터 휴무일 매주로 확대…집단상가 "매출 타격" 우려

매월 둘째·넷째주 일요일이였던 이동전화 번호이동·개통 전산시스템 휴무일이 내달 2일부터 매주 일요일로 확대된다.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와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는 ‘이동통신시장 상생을 위한 태스트포스(TF)’ 논의결과에 따라 이동통신 번호이동과 개통 관련 전산 휴무일을 매주 일요일로 확대한다고 26일 밝혔다. 이 방안은 지난해 김경진 국민의당 의원 주도로 이통사와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가 모여 구성한 TF팀에서 논의된 것을 바탕으로 시행되는 거다. 주말·휴일에 발생하는 이통사간 시장 과열을 예방하고 대리점·판매점 직원의 근로여건을 개선하기 위한 조치다.

다만 매주 일요일과 신정·설·추석 당일을 제외한 법정 공휴일은 이전과 동일하게 전산시스템이 운영된다.

또 이동전화 번호이동과 개통관련 전산시스템은 중단되지만 각 대리점·판매점들의 일요일 영업은 자율적으로 운영된다. 내달부터 이용자들은 일요일에 유통점을 방문해 이동전화 단말기를 구입하면 다음날(월요일) 개통 처리가 이뤄진다. KTOA 관계자는 “이번 조치로 휴일에 발생하던 시장과열이 사전에 차단돼 이동통신 시장 정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대리점·판매점 직원의 주말 있는 삶도 보장 받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대리점·판매점들은 기대보단 우려가 더 크다. 이 같은 조치가 현재의 시장 상황에서 실효성을 얻을 수 있겠느냐는 반론이 나온다. 제도 취지는 시장과열 방지와 대리점·판매점 근로자 근로 여건 개선인데 영업을 대리점·판매점 자율에 맡긴 상태에서 취지를 살릴 수 있겠느냐는 거다. 당장 매출을 걱정해야 하는 대리점·판매점들은 눈치를 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대전 중구에서 휴대전화를 판매하고 있는 김 모 씨는 “전산시스템 휴무일이 매주 일요일로 바뀐다고 해도 휴일 근무는 자율이기 때문에 근무 여건이 개선될 것이라고 기대하지 않는다. 오히려 주말이 대목인 통신업계에 있어 매출만 떨어지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며 “판매는 이뤄지지만 개통이 늦어지면 소비자들의 불만이 커질 것은 불 보듯 뻔해 판매자인 우리만 곤혹스러워질 것이다”라고 말했다.

소비자들도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이 모 씨는 “이번 조치는 모든 대리점·판매점이 동참한다는 전제가 성립하지 않으면 유명무실해질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오히려 이번 조치가 규제로 인식되면서 불법 온라인 모집이나 보조금 살포와 같은 부작용이 더 커질 우려도 있다”고 밝혔다.

강정의 기자 justice@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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