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강표 교통안전공단 중부지역본부 부장

 

요즘 차들은 소모품 교환을 빼면 잔고장이 거의 없어, 사람들은 기름만 넣어주면 달린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잘못된 생각입니다. 2만 가지 이상의 부품으로 만들어지는 자동차는 사소한 것처럼 보이는 일상적인 점검을 하느냐, 하지 않느냐에 따라 그 성능과 수명에서 큰 차이를 보입니다. 중고차 사이트의 매물 정보란에 ‘전 주인에 의해 관리가 잘 된 차’라는 표현이 곧 그 차의 상태를 보증하는 말처럼 인용된다는 사실만 보아도 쉽게 이해될 것입니다. 자동차에 대한 관리는 이용자의 관심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장거리를 운행할 때 주로 발생되고 있는 주요 3가지 사고는 과속, 중앙선침범, 졸음운전이고, 3가지 주요 고장은 엔진과열현상, 배터리 고장, 타이어 불량 등으로 알려지고 있어 장거리 출발 전 자동차 점검은 필수불가결한 내용입니다.

장거리 운전에 따른 자동차점검은 출발 전 정비업소에 의뢰하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운전자 스스로 점검할 수 있는 것들도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타이어 점검입니다. 타이어 점검의 기본은 공기압과 트레드 패턴의 마모도를 보는 것입니다. 타이어공기압은 자동차 매뉴얼 혹은 운전석문 또는 운전석쪽 B필러에 표기돼 있으며, 확인이 곤란할 경우 타이어에 표기된 최대공기압의 80~90%의 공기압을 주입하면 됩니다. 시중에서 자동차키 크기의 휴대용 공기압 측정기를 쉽게 구할 수 있는데, 이를 지니고 다니면서 평소 공기압을 자주 측정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만일 적정공기압이 32~40psi인 타이어의 좌우 공기압이 각각 35psi와 39psi로 측정되었다면, 적정공기압이라 하더라도 가능한 한 좌우의 수치를 동일하게 맞춰주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같은 시기에 공기압을 맞추어 놓았는데 유독 한쪽 타이어만 공기압이 눈에 띄게 떨어진다면, 미세하게 바람이 새고 있을 가능성이 크므로 정비업소에서 점검을 받아야 하며, 이를 방치하면 주행 중 타이어 펑크로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트레드 패턴은 노면에 맞닿는 타이어 표면의 무늬를 말합니다. 홈의 깊이가 1.6㎜ 이하로 마모된 상태에서는, 특히 눈길이나 빗길에서 제동이 잘 되지 않고 코너에서 미끄러질 수 있으므로 교체해 줘야 합니다. 사이드월의 작은 삼각형 표기 역시 마모 한계선을 나타내므로 이를 참고하셔도 됩니다.

한편 장거리 운전에서 가장 흔히 일어나는 대표적인 말썽은 ‘오버히트’ 즉, 엔진과열 현상입니다. 엔진에서 발생하는 열을 식혀주는 것이 냉각장치인데 이 부분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오버히트가 발생합니다. 냉각수가 자주 소진되거나, 양이 줄어드는 차는 냉각수 탱크나 라디에이터 등 냉각계통의 누수를 점검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누수의 흔적이나 냉각수 양이 급격히 줄어들어 있으면, 반드시 정비업체에 들러, 점검을 한 후 이상이 발견됐다면 수리 후 운행을 하셔야 합니다.

배터리는 소모성 부품이므로 약 2~3년 또는 5만㎞를 주행한 후 교환하기 바랍니다. 점검은 엔진을 정지한 후, 배터리 균열 및 전해액의 누수를 확인하시고, 배터리의 고정상태 및 배터리 단자의 고정 상태를 확인하십시오. 배터리 단자가 부식되었을 경우에는 철재 솔 등으로 청소해주시고, 단단히 고정시켜 주세요. 주행 중에 충전경고등이 점등되면 충전계통의 이상이 있는 경우이므로, 가까운 전문업체에서 꼭 점검을 받으시기 바랍니다.

이 밖에도 전조등이나 브레이크등, 미등 등 조명 계통을 점검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운행 전에 반드시 각종 등화의 점등 상태를 확인하고 출발하세요. 특히 고속도로 주행 중 제동등이 작동하지 않는다면 뒤따라오는 차에 추돌 당할 위험이 있으니, 전구 속 필라멘트의 그을림이 심하거나 끊어져 있으면 반드시 교환을 해 주어야 합니다.

일반적으로 제동 때, 흔히 사용하는 풋 브레이크는 긴 내리막 같은 곳에서 지속적으로 사용하면 과열로 인해 파열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브레이크오일은, 자체가 알코올 성분에 오일을 녹여놓은 것으로 끓는점이 높아 쉽게 과열되지는 않지만, 오랜 시간 제때 교환해 주지 않은 상태에서는 오일 자체에 수분이 늘어나 열을 받으면 쉽게 끓게 됩니다. 브레이크오일은 끓으면서 기포가 생기는데, 이 기포가 페달의 압력을 빼앗기 때문에 브레이크가 말을 듣지 않게 되는 것입니다. 장거리 주행에서는 이 같은 현상이 더욱 쉽게 발생하므로 제동 시스템의 점검 또한 빼놓을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운행 전에 브레이크 패드와 제동 시 이상음 그리고 브레이크오일의 양 및 교체시기 등을 확인하고 운행하시기 바랍니다.

점검을 모두 마쳤다면 마지막으로 연료계기를 확인합니다. 아직 기름이 남아 있더라도 미리 주유해 두는 것이 여러 모로 편합니다. 기름이 조금 남아 있어 ‘중간쯤 가다가 넣어야지’ 생각하면 운전 중 계속해서 주유계 눈금에 신경이 쓰이고, 이로 인해 주유소를 찾으려고 조급해 질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출발할 때 미리 주유를 하는 것이 좋습니다.

사소한 것이라도 장거리 운행 전에 미리 확인하고 챙기는 자세는 장거리 운전자의 안전을 보장하는 지름길입니다. 우리 모두 차분하고 여유 있는 마음가짐으로 쾌적한 운행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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