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갑 중구청장

 

물은 지구상에서 가장 중요한 화학물질의 하나일 것이다. 지표면 70%가 물로 덮여있고 우리 몸무게 70% 정도가 물로 채워져 있는 것만 봐도 물이 지구상 생명체에게 얼마나 중요한 존재인지 단번에 알 수 있다. 노자는 상선약수(上善若水)라고 말했다. 이 말을 풀어보면 ‘최고의 선은 물과 같다’는 뜻으로 물이 최고의 선으로 꼽히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물은 만물을 이롭게 하기 때문이다. 지구상 모든 동식물의 생명유지에 가장 필요한 요소가 바로 물이다. 둘째, 사람들은 대다수가 자신의 명예와 부, 권력 등을 높이려고 노력하지만 물은 이와 반대로 가장 낮은 곳에 자신을 두고자 하기 때문이다. 셋째, 물은 자신을 낮은 곳에 두고자 하는 본성뿐만 아니라 산이 막으면 돌아가고 넓은 들판을 만나면 그 빈곳을 가득 채운 다음 다시 흘러가기 때문이다. 이처럼 물은 사람의 처세에 큰 가르침을 주고 있다.

최근에 장마 전선이 오락가락하면서 전국에 비를 뿌려댄다. 불과 20년 전만해도 계절의 변화는 일정해서 꽃이 지고 여름이 오기 전에 으레 찾아오던 장마는 이제 지구 온난화 현상으로 인해 점차 불규칙해지고 있다. 최근에는 극심한 가뭄과 예상을 뛰어 넘는 국지성 폭우로 인해 많은 피해를 입고 있다. 없어도 문제가 되지만 넘치면 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물이라고 예외가 아닌 것이다.

2500년 전 춘추전국시대에 중국의 정치인 중 가장 존경받았던 관중은 자연재해중 가장 큰 피해를 주는 것이 물이라고 하며 치수 즉 물 관리의 중요성을 알리고 물 관리 정책을 펼쳐 당시 백성들이 물로 인한 피해를 입지 않도록 노력했음을 볼 때 수천 년 전에 비해 과학문명이 엄청난 발전을 했지만 여전히 우리에게 물 관리는 가장 시급하고 필요한 정책이 되고 있다.

우리나라가 UN이 정한 물 부족국가라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정확히 표현하면 연평균 강수량이 1200mm가 넘는 우리나라는 물 부족 국가가 아니라 물 관리 부족국가인 것이다.

지금의 물 부족 사태는 인류가 스스로 초래한 것이라는 것이 정설이다. 미국의 경우 상수원의 부족과 오염으로 수돗물 음용금지 사태까지 생겼는데 가장 큰 이유는 수자원이 부족한 지역에 대도시를 만들었고 그곳에 산업과 인구가 집중되었기 때문이었다. 우리나라와 같이 물 부족국가인 미국의 물 관리 시스템은 국가 안보차원의 단계와 같이 중요한 정책으로 다루고 있다.

한편, 사막국가인 이스라엘은 네게브사막에 물기적을 만들었다. 연간 강수량이 300mm 정도인 황량한 사막을 옥토로 만든 것은 그들의 효율적인 물관리 덕분이다. 수자원의 95%를 이용하는 철저함과 하수를 재생해 20%를 다시 농업용수로 활용하고 있다. 이웃나라인 일본은 2014년 4월 2일에 ‘물순환기본법’을 공포하고 현재 시행 중이다. 이 법률은 기존 물관리의 행정에서 문제점을 개선하고, 지표수·지하수 관리와 이용이 부처별로 분산된 것을 통합관리체제로 전환하는 것이 주요 골자다. 그리고 내각에 물순환정책본부를 설치해 본부장을 수상으로 하는 통합적이고 일체적인 유역관리를 위한 물이용 및 관리에 대한 규제 및 체제를 정비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정부는 통합 물 관리를 환경부로 집중을 시키고 있다. 과거 대규모 댐공사를 비롯해서 하천정비 등을 국토건설 차원으로 다루었으나 이제는 물 정책을 양적 관리보다는 질적 관리 차원으로 전환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앞으로 지구의 기후변화는 점점 심하게 변화할 것이다. 이제는 개발에만 치중해온 물관리 정책을 환경보호와 복원의 정책으로 바꿔야 한다.

우리 민족은 위기 앞에서 더 강하게 뭉쳐 위기를 헤쳐 나왔다. 이제는 체계적인 물관리를 통해 물부족국가라는 오명에서 벗어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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