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8·2부동산대책 이후 세종에서 처음으로 아파트 견본주택이 문을 열고 분양일정에 돌입한다. 잇단 정부 부동산 규제책의 영향력을 가늠할 수 있는 바로미터가 될 전망이다. 이 아파트의 분양 성적에 따라 향후 흐름을 미뤄 짐작할 수 있는 만큼 고민에 빠진 건설사들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20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우남건설은 세종 1-1생활권 M6블록 세종 우남퍼스트빌 2차 견본주택을 열고 분양 일정을 시작한다. 8·2부동산대책 이후 세종에서 첫 분양 사례인 만큼 분양 성적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일단 부동산 규제에 대한 정부의 메시지가 강력해서 청약률이 주춤할 것이란 예측과 행정수도 이슈 등 호재 기대감이 여전해 규제에도 청약 성적이 양호할 것이란 분석이 공존한다.

우선 세종은 아파트 수요가 한계에 달했고 높은 분양 성적은 투자수요에 의한 것이었다는 시각이 존재한다. 앞서 정부는 지난 2일 세종과 서울 일부 지역을 투기과열지구와 투기지역으로 중복 지정하고 주택유형이나 대출만기, 대출금액 등에 관계없이 주택담보대출비율(LTV), 총부채상환비율(DTI)을 각 40%로 강화했다. 투자수요 유입을 막기 위해서다. 이 때문에 청약 성적이 저조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존재한다. 같은 맥락에서 세종에서 분양을 계획했던 한 건설사는 8·2 부동산 대책이라는 변수의 충격파가 예상보다 크다는 판단으로 인해 분양을 내년으로 미룬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일각에선 세종을 명실상부한 행정수도로 성장시키겠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 이행 기대감을 또 다른 변수로 생각하고 있다. 이 같은 개발 호재에 기대 자금력을 갖춘 투자자뿐만 아니라 실수요자도 지속적으로 세종의 문을 두드릴 것이란 분석도 상당하다. 정부는 올해 안에 정부서울청사에 대통령 집무실 등을 옮기는 계획을 확정하고 이와 맞물려 내년 중 행정안전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를 세종으로 이전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럴 경우 실질적인 행정수도 완성 로드맵은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여기에 국회 분원 설치도 확정적으로 보여 분양 수요가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규제에도 세종의 ‘분양 불패신화’는 쉽사리 꺾이지 않을 것이란 예측도 상당 부분 힘을 얻고 있다.

세종지역 부동산 관계자는 “8·2부동산대책 이후 세종에서의 첫 분양에 이목이 쏠릴 수밖에 없다. 분양 성적에 따라 차후 세종에서 분양을 계획 중인 건설사의 분양 전략이 바귈 수 있다”며 “긍정적인 부분도, 부정적인 부분도 있지만 세종 분양 불패 신화에 대한 기대감은 여전히 유효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현호 기자 khh0303@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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