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청댐 저수율 겨우 회복했지만
물 체류기간 길어 녹조 증식 우려

올여름 많은 비가 내려 가뭄걱정을 덜어낸 대전 지역은 불청객 녹조의 창궐이 우려되고 있다. 많은 비와 함께 영양염류가 다량이 유입되고 대청호 내에서 물의 체류기간이 긴 특성 등으로 녹조가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수자원공사(K-water) 대청댐관리단 등에 따르면 20일 오전 기준 대청댐 수위는 75.09m로 72.6%의 저수율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가뭄으로 대청댐 저수율이 저하됐던 지난해 8월 기준 대청댐 수위 70.43m(54.9%)와 지난해 9월 기준 대청댐 수위 70.87m(56.4%)를 크게 상회하는 수치다. 대청댐관리단 관계자는 “올여름 많은 비가 내려 대청댐 수위가 아직 여유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가뭄걱정을 덜은 대청댐에 또 다른 불청객이 찾아오고 있다. 바로 녹조다. 대청호 회남(보은) 수역의 남조류 세포 수가 최근 급증하고 있다. 이곳은 지난 9일 조류경보 경계단계가 발령됐다. 회남수역은 지난 10일 남조류 세포수가 1만 8724cells/㎖를 기록한 후 나흘 만에 8만 5734cells/㎖로 늘어난 상태다. 추동수역은 남조류 세포수가 1088cells/㎖를 기록해 다음 측정에서 1000cells/㎖를 넘는다면 관심 단계가 발령될 예정이다.

관심 단계가 발령된 문의(청주) 수역은 지난 14일 남조류 세포 수가 5244cells/㎖를 나타낸 바 있다. 대청호 녹조 발생의 빠른 확산은 장마철 많은 비가 내린 것과 무관하지 않다는 것이 지자체 관계자의 설명이다. 또 대청호에 유입된 물이 방류되는 기간이 길어 녹조가 번성하기 좋은 조건이라는 지적이다.

지자체 관계자는 “올해 비가 많이 내리다 보니 분뇨 등 부유물질이 많았다. 또 대청호로 유입된 물이 대청호를 통해 빠져나가는 기간이 90일 정도로 길다. 녹조 증식이 지난해보다 빠른 상황”이라며 “대규모 녹조발생이 우려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예정된 대청댐 방류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녹조 증식에 영향을 미치는 더위가 9월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돼 녹조 창궐에 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한국수자원공사에서는 조류차단막 등을 설치해 녹조 방지 활동에 나설 예정이다.

곽진성 기자 pen@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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