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폭·불량의 상징서 '나만의 개성 표현' 수단으로 변화

불볕더위를 지나 제법 가을 기운이 난 지난 7일 오전 대전 으능정이 거리는 한산했다. 본격적인 장사를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는 음식점을 지나자 해골, 악마 등 섬뜩한 배너광고가 발길을 멈추게 했다. 요즘 젊은 층 사이에서 인기를 누리는 타투(Tattoo·문신) 점포다. 2층 작업실로 올라가는 계단 흐릿한 불빛과 좌·우에 걸려 있는 커다란 액자들은 공포 분위기를 자아냈다. 타투이스트 A 씨가 예약한 손님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는 “과거 문신은 '조폭'과 '불량'의 상징이라면 현재는 나만의 개성을 찾기 위해 찾아오는 이들이 많다”며 “심지어 제한 나이인 18세가 지나면 곧장 타투를 찾는 고등학생도 많다”고 귀띔했다. 이어“타투는 점점 진화해 오히려 미술 분야에서 일하는 종사자보다 그림을 잘 그리고 예술로 표현되고 있다”고 자랑스럽게 말했다.

요즘 주변에서는 크고 작은 문신을 한 이들을 흔히 볼 수 있다. 오른팔에 글자를 세긴 이 모(26) 씨는 “여자친구와 추억을 남기고 싶어 커플타투를 했다”며 “최근 기본적인 패션 파트너로 젊은 사람들 사이에 필수 아이템”이라고 강조했다. 유행이라고는 하지만 부담이 없는 것은 아니다. 이 씨는 “거리를 걷다 보면 시민들의 따가운 시선을 느껴질 때고 있고 특히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어르신이 많아 꾸지람을 자주 듣는다”고 머쓱해했다.

타투가 젊은이들 사이에서 보편화되고 있지만 사회적 인식은 여전히 부정적이다. 여전히 음성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이유다. 대학생 안 모(23·여) 씨는 “타투에 대해 특별한 감정은 없으나 내 가족과 주변 사람들은 하지 않길 바란다”며 “부모님이 주신 몸인데 낙서하는 것 같다. 후회할 행동은 삼가야 한다”고 잘라 말했다.

대면 업무나 공공부문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경우에는 타투에 대한 제한이 더욱 많다. 특히 징병제인 우리나라 군인의 경우 타투를 했을 경우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시민들의 시선은 더욱 따갑다.

대전·충남병무청에 따르면 평가지표에 따라 징병전담의사들이 현역판정을 하고 있다. 문신으로 4급 판정을 받고 레이저 수술 등으로 치료를 하면 현역으로 입영이 가능하지만 입역회피를 목적으로 징병검사 후 문신을 했다면 군사경찰에게 조사를 받을 수 있다.

공군 간부로 군복무 중 B 씨는 “육군은 징병제이기 때문에 문신을 해도 입대할 수 있지만 지원제인 공군은 문신이 있으면 아예 선발하지 않는다”며 “시민들 의식이 군인은 공직자로서 군기상을 세우고 국민을 지켜야 할 의무가 있기 때문에 문신이 있으면 군대 전체의 신뢰도가 떨어질 수 있다”고 경계했다.

이승혁 기자 lsh76@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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