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애견호텔 등 예약문의 쇄도…대신 돌봐줄 가정·사람 구하기도

직장인 정 모(34·여) 씨는 내달 2일이 임시공휴일로 확정되자 바로 애견호텔을 예약했다. 지난 여름휴가 때 키우는 강아지를 돌봐줄 사람을 찾지 못해 여행을 포기해야만 했던 탓이다. 정 씨는 “성수기 관광지 호텔 구하기보다 애견호텔 방 구하기가 더 힘들다”고 토로했다.

장장 열흘의 추석연휴를 앞두고 대전지역 반려동물 숙박업체에 예약전화가 쇄도하고 있다. 최장 10일까지 쉴수 있는 황금연휴가 다가옴에 따라 대부분 사람들이 여행을 계획하면서 장기간 집을 비우게 돼 반려동물을 위탁할 곳을 찾기 때문이다.

19일 대전시에 따르면 대전에는 지난해 기준으로 13만 4000가구가 반려동물과 함께 살아가고 있으며 이는 전체가구수의 22.16%에 해당되는 수치다. 비율은 개 78%, 고양이를 비롯한 기타 동물 22%다.

애견동물 호텔 등 반려동물을 위탁받는 업체와 시설은 정식업종으로 허가가 나지 않아 정확한 통계는 잡히지 않지만 애견숍 등 동물판매업체가 대부분 위탁관리도 맡고 있어 100여 곳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애견호텔의 숙박비용은 1박에 2만 원에서 4만 원, 많게는 7만 원까지 방의 크기에 따라 가격대가 다양하다. 일부 업체는 24시간 애견관리자가 상주하면서 특식에 건강검진까지 프리미엄서비스를 내세워 반려인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또 위탁기간 동안 언제 어디서든 반려인이 스마트폰을 통해 반려동물을 관찰할 수 있게 CCTV를 설치한 곳도 있다.

이번 추석연휴를 맞아 반려인들이 또다시 방구하기 전쟁이 시작됐다. 이들은 2주전부터 미리 방을 예약하는 등 분주하게 알아보고 있다.

유성구의 한 애견위탁업체 관계자는 “2주전부터 사전예약을 실시했는데 인기 있는 방의 경우 조기에 마감됐다”며 “매년 휴가철 때마다 사람들이 몰리면서 여행지 객실 구하기보다 더 어렵다고들 한다”고 귀띔했다.

방을 구하지 못한 반려인들은 애견동호회, 인터넷까페 등 동물 커뮤니티 등을 통해 가정위탁을 구해보기도 한다.

한 애묘커뮤니티 카페에선 호텔을 잡지 못해 대리 탁묘를 문의하는 게시글이 여러 건 올라오기도 했다.

이처럼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는 나날이 증가하지만 휴가나 명절 연휴 때는 공급이 수요에 미치지 못하는 실정이다. 내년 3월 동물보호법이 개정되면 애견호텔 등이 동물위탁관리업(가칭)으로 허가돼 공·수급의 균형이 어느 정도 맞춰질 수 있게 될 전망이다.

박현석 기자 phs2016@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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