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기과열지구 내주부터 청약가점제 확대

내주부터 청약가점제가 확대돼 30대보다 40대 이상이 유리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투기과열지구와 투기지역으로 중복 지정된 세종은 청약가점제 확대로 청약 가점이 낮은 30대의 내 집 마련이 힘들어지는 역차별이 발생할 수도 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주택담보대출비율(LTV), 총부채상환비율(DTI)을 각 40%로 강화하는 것을 골자로 한 8·2부동산대책을 발표했고 곧바로 무주택자를 위해 청약가점제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투기과열지구에 포함되는 세종을 비롯해 서울과 경기 과천, 경기 성남 분당구, 대구 수성구의 경우 전용면적 85㎡ 이하 아파트는 100% 청약가점제로 분양한다. 청약가점이 높은 순으로 아파트 분양을 받기 쉬워진다는 얘기다.

청약가점제가 확대되면 무주택자의 내 집 마련은 쉬워지겠지만 청약이 상대적으로 적은 30대나 신혼부부 등은 오히려 내 집 마련의 기회가 줄어든다. 청약은 총 84점 만점으로 무주택기간, 부양가족 수, 청약통장 가입 기간에 따라 점수가 달라진다. 이 중 무주택기간은 만 30세부터 연간 1점씩 부과되는 방식이어서 40대가 30대보다 유리하다. 30대는 부부가 아닌 이상 부양가족 수가 40대보다 적을 수밖에 없고 청약통장 가입 기간 역시 짧다. 대개 30대의 청약점수는 적게는 10점에서 많게는 40점을 오가는 반면 40대는 이보다 최소 10점 이상 높을 수밖에 없다.

이런 문제는 청약가점제가 확대되는 지역 중 세종에서 가장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도시인구 평균 연령이 전국에서 가장 낮기 때문이다. 행정안전부가 발간하는 행정자치통계연보에 따르면 올해 기준 우리나라 국민의 평균 연령은 41세지만 세종은 36.8세에 불과하다. 거주기간이 1년 이상이 되면 해당지역 세대원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40대 이상이면서 청약가점이 높은 무주택자의 세종 위장 전입도 우려되는 이유다.

청약가점제는 전용면적 85㎡를 초과하는 아파트에선 기존 50%를 유지하기 때문에 30대가 해당 전용면적을 분양받는 것이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최근 분양하는 아파트는 전용면적을 84㎡로만 구성하는 경우가 많고 실제 인기도 가장 많아 선택의 폭이 좁다. 지난 4월 세종에서 분양한 힐스테이트 세종리버파크는 196세대를 모집한 결과 104.8대 1의 평균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는데 H3블록의 경우 84㎡ A(362.6대 1), H4블록은 84㎡ A(204.8대 1)가 가장 높은 청약경쟁률을 보였다.

대전지역 부동산 관계자는 “신혼부부 등 비교적으로 청약가점이 낮은 30대는 결국 분양시장보다 기존 매매시장으로 흘러들어갈 수 있다. 분양 시장은 정부의 개입은 가능하나 매매 시장은 개입조차 힘들어 이들이 집을 마련하기 위해 더 많은 자금을 준비해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현호 기자 khh0303@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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