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세스 코어 4→9개로 확장…처리속도·영상 인식 성능 향상

▲ 차량 전자기기를 콘트롤하는 ECU에 장착된 알데바란 AB5. ETRI 제공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세계 최소 수준인 1와트(W) 내외의 저전력으로 자율주행차가 요구하는 영상 인식·제어 기능을 통합 실행하는 프로세서 칩을 개발했다고 19일 밝혔다. 움직이는 모든 물체를 사람처럼 정확하게 인식할 수 있는, 그래서 자율주행이 완벽하게 가능한 기술을 개발하는 데 한 걸음 더 다가선 거다.

ETRI는 ‘알데바란’으로 명명한 이 프로세서 반도체의 프로세서 코어를 기존 4개에서 9개로 확장했다. 9개의 두뇌가 유기적으로 작동하는 만큼 영상인식 처리속도가 빨라지고 큰 영상도 구현할 수 있다. 인식기능도 향상됐다. 실시간 초고화질(UHD) 영상처리와 함께 보행자·차량·차선·움직임 인식을 지원한다. 레이더·GPS 신호처리 인식성능도 확인됐다.

ETRI는 특히 프로세서 칩을 하나의 칩으로 구현하는 데도 성공했다. 연구진은 카메라 영상처리 기능을 넣고 운전자지원시스템을 보강해 모션인식까지 가능하도록 칩을 만들었다. 또 차량 보안 및 사고 증거 확보를 위해 주행 영상을 저장·플레이 할 수 있는 블랙박스 기능도 추가했다. 고효율 비디오 코딩(HEVC) 표준을 준수하는 UHD급 해상도를 지원한다.

아울러 국제표준화기구(ISO)의 기능안전국제표준(ISO 26262)도 만족하는 프로세서 코어도 지난해 2개에서 4개로 늘렸다. 서로 다른 기능안전을 수행하는 소프트웨어를 돌리기가 쉬워졌다. 충돌인식 등과 같은 위험 인식 등이 그만큼 쉬워진 셈이다. 프로세서가 내장된 칩은 국제표준 기준인 오류 방지 기준을 99% 이상 만족시킨다. 차량 급발진의 경우처럼 전자장치 고장 시 99% 이를 확인하고 해결한다.

프로세서가 하나의 칩으로 구현된 만큼 칩 단가도 낮출 수 있게 됐다. 칩 크기는 가로-세로 7.8-6.7㎜로 손톱보다 작다. 전자제어유닛(ECU) 보드(10-10㎝)에 심어져 하우징을 거쳐 자동차 콘솔부위에 내장된다. 이와 함께 기존 자율주행차에 들어가는 각종 센서의 전 처리를 위해 별도의 코어가 있어 왔는데 원칩(one chip)화 됨에 따라 효율성도 크게 높아졌다고 ETRI는 설명했다.

ETRI는 올 하반기 중 관련 기업에 기술을 이전해 칩을 상용화할 계획이다. 또 인공지능 시대의 정보기기에 응용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로 개발하기 위해 현재 영상인식 지능을 실시간·저전력으로 실현하는 설계를 완료한 ETRI는 내년까지 현재보다 영상인식 엔진 성능이 100배 이상 향상된 인공지능 프로세서도 제작할 예정이다.

이기준 기자 lkj@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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