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포항의 지진으로 인해 사상 처음으로 연기된 2018학년도 대입 수학능력시험이 오늘 실시된다. 천재지변으로 인한 불가피한 연기 결정으로 다소 혼란을 겪기도 하다 점차 안정을 되찾아 가고 있기는 하지만 불안감은 여전하다. 여느 해의 수능과는 분위기가 다른 만큼 만약의 상황까지 고려한 철저한 대비책이 필요해 보인다.

포항지역을 중심으로 대형지진이 발생한 이후에도 여진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교육부가 지진과 관련한 시험장 대처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 진동이 느껴지나 경미한 상황(가)과 진동이 느껴지나 안전성이 위협받지 않는 수준(나), 진동이 크고 실질적인 피해가 우려되는 수준(다)로 구분해 대처 방법을 시달했다.

경미한 경우(가)에는 시험을 중단하지 않고 계속 진행하지만 ‘나’ 수준은 시험을 일시 중지하고 책상 아래로 대피하고 상황을 확인해 안전에 문제가 없으면 시험 재개를 원칙으로 했다. 하지만 실질적인 피해가 우려되는 ‘다’의 수준에는 시험을 중단하고 책상 아래로 대피했다가 교실 밖 운동장으로 대피해야 한다.

이런 결정은 시험장 책임자가 기상청으로부터 통보받은 대처 단계를 확인하고 가이드라인 및 시설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최종 방안을 결정하도록 했다. 교육당국은 현장 시설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시험장 책임자에게 다르게 결정할 수 있도록 재량을 부여하고 결과에 대해선 면책을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이 같은 교육부의 대처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우려는 남는다. 시험장 책임자의 판단이 엇갈려 수험장 내외부에서 혼선이 빚어질 가능성도 존재한다. 현장 감독관이 보다 정확한 판단을 내릴 수 있도록 매뉴얼의 모호한 기준을 좀 더 세부화하고 시험장 책임자에 대한 사전 교육을 철저하게 할 필요가 있다.

대전과 세종, 충남·북 등은 상대적으로 지진과 관련한 우려는 적은 편이지만 만에 하나 발생할 가능성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또한 사상 처음으로 연기된 수능이라는 점에서 여러 가지 변수가 나타날 수 있다는 점에서 보다 세심한 대비책 마련이 필요하다. 시험장이 바뀐 수험생들이 혼선을 겪지 않도록 주지시키는 한편 수험표 관리 등 안전하고 편안한 시험여건을 만들어주는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

수능을 앞두고 눈이 내리는 등 한파가 몰아칠 것이라는 기상예보도 나와 있다. 하루 종일 시험장에서 시험을 봐야 하는 수험생들을 위해 시험장 난방에 신경을 쓰는 한편 눈이 내릴 것에 대비 교통대책에도 만전을 기해야 한다. 이와 함께 수능의 연기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수험생들과 학부모들의 불안감 해소를 위한 각별하고도 다양한 아이디어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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