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폐 보완 개념으로 출발…이젠 투기수단 변질

<글 싣는 순서>
① 투기장으로 변질된 가상화폐 시장<12월 14일자 기사보기>
②가상화폐가 도대체 뭐길래
③기대와 우려 교차하는 미성숙 시장
 

비트코인을 위시한 가상화폐 시장이 과열양상을 보이고 있다. ‘차트 노예’라는 말까지 생겨날 정도로 생활 속 깊은 곳까지 파고 들었다. 시총 규모는 이미 코스탁시장에 육박했다. 기대와 우려가 공존하는 가상화폐의 민낯을 들여다본다. 편집자

가상화폐의 실제 명칭은 암호화화폐다. 컴퓨터 등에 정보 형태로 존재해 사이버상으로만 거래되는 화폐로 실체가 없는 것이 특징이다. 새로운 개념인 가상화폐는 기존 화폐의 문제점을 보완할 수 있단 기대감에 급부상하게 됐다.

가상화폐와 현재 화폐의 차이점은 크게 생산 방법, 거래 방법, 보관 방법을 들 수 있다. 생산 방법으로 보면 현금은 지폐와 동전을 제작하는 제조비용이 발생하지만 가상화폐는 제조비용이 들지 않는다. 거래 방법으론 해외 송금 시 가상화폐는 환전 절차와 수수료가 현금보다 비교적 적다. 보관 방법의 경우 기존 화폐는 중앙 관리 기관인 은행에서 거래 장부를 관리하지만 가상화폐 거래 장부는 블록체인에 의해 모두가 공유하는 방식으로 보관된다. 블록체인이란 데이터를 한 군데 서버에 보관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사람에게 분산 저장하는 기술이다. 이렇게 되면 과거처럼 데이터가 보관된 서버 한 곳만 해킹해서는 필요한 것들을 훔칠 수 없고 인터넷에 접속한 수 많은 사람들의 데이터를 모두 훔쳐야 하기 때문에 사실상 해킹이 불가하다.

그렇다면 가상화폐는 누가 만들었을까. 첫 번째 암호화폐인 비트코인은 사토시 나카모토(Satoshi Nakamoto)라는 가명을 사용하는 개인 혹은 집단에 의해 개발됐다. 그는 지난 2008년 10월 ‘비트코인: 개인 간 전자화폐 시스템’이라는 제목의 논문을 멧츠다우드라는 온라인 암호학 커뮤니티에 공개해 자신이 만든 블록체인이라는 기술을 공개했다. 이를 통해 중앙 통제가 없는 완전히 투명한 금융거래를 실현시킬 수 있다는 주장을 한다. 그로부터 약 5개월 뒤 그가 최초의 비트코인인 제네시스블록을 채굴하면서 비트코인은 점점 가상화폐로 명명된다. 제네시스블록이란 비트코인에서 ‘처음으로 만든 블록’을 의미하고 채굴은 누군가가 가상화폐를 사고 팔때 보안강화와 거래승인을 하기 위한 수학적 계산을 하는 과정을 뜻한다. 여기서 수학적 계산을 하는 대상을 광부라고 지칭하는데 이들은 컴퓨터를 통한 수학적 계산을 통해 서비스를 제공하고 그 대가로 새롭게 만들어지는 가상화폐를 얻게 된다.

그렇다고 아무 컴퓨터를 가지고 수학문제를 푸는 채굴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채굴을 하기 위해선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가 필요하다. 초기에는 비트코인 사용자와 거래가 많지 않아 채굴이 쉽고 수익금이 많이 나왔지만 많은 사람들이 채굴에 가담하기 시작하면서 ‘거래승인’도 많이 필요하게 됐다. 그러다 보니 채굴 속도가 점점 느려지고 사람들은 그래픽 카드를 이용해 비트코인을 채굴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래픽카드를 이용한 채굴은 많은 전기량을 필요로 해 수익이 유지비를 따라 갈 수 없는 사태를 만들었다. 이에 채굴자들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풀시스템’을 도입해 개인이 아닌 단체로 채굴하는 방법으로 현재도 채굴을 이어가고 있다.

정재인 기자 jji@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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