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대학교 박혜빈

지난 6일 미국 <타임>이 올해의 인물로 성폭력을 고발하는 미투(#MeToo) 캠페인에 동참한 ‘침묵을 깬 사람들’을 선정하였으며, 12일 미국 유력 온라인 사전 메리엄-웹스터가 올해의 단어로 ‘페미니즘’을,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가 올해의 인물로 ‘미투’ 캠페인을 촉발한 우버의 성희롱 내부 고발자 ‘수전 파울러’를 선정했다고 한다.

이뿐만 아니라 최근 국내에서도 배우 유아인의 SNS 설전이 화두였다. 일반인이 SNS에서 유아인을 애호박이라고 언급하자 이에 유아인이 “애호박으로 맞아 봤음?(눈 찡긋)”이라는 말을 남겼다. 수많은 네티즌들은 그의 말이 여성 혐오적인 폭력적 발언이라며 분개하였고 이에 질세라 유아인은 자신이 페미니스트라고 밝히며 계속해서 설전을 이어가기도 했다. 

이 밖에도 ‘한샘 성폭력 사태’에 이어 회사 내 성희롱을 당한 여성들이 억울한 사연을 폭로하기도 했다. 페미니즘, 여성인권은 올해의 가장 큰 화두였으며 이 열기가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여성 인권에 대해 많은 논의가 시작된 시점이 ‘강남역 살인사건’ 이후라고 생각한다.

피해자는 단지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죽임을 당했으며, 이는 현재 대한민국의 여성인권을 여실히 보여주는 사건이었다. 시선 강간이나 성희롱, 여성을 향한 품평 등이 으레 여자라면 살면서 한 번쯤은 겪어야 하는 통과의례인 양 단순화되고 가벼이 넘겨지며 그것이 불편하다고 목소리를 내는 이에게 도리어 “네가 그럴만한 여지를 줬겠지.” 등의 비난의 화살이 돌아오기도 한다. 여전히 한국에 뿌리 깊은 여성 혐오, 가부장적 제도, 남성우월주의 사상 등은 여전히 남자보다 여자를 열등한 존재로 보고 젠더 폭력을 일삼고 있다. 그럼에도 여성들은 자신이 겪었던 부당한 일을 알리고 공유하며 계속해서 목소리를 내고 있다.

강남역 살인 사건 이후 피해자를 추모하던 몇 장의 포스트잇이 이어져 1100여 개가 넘었다. 소수의 여성으로 시작되었던 해시태그 폭로전이 세계를 휩쓸었고 억압받던 또 다른 여성들이 용기를 내어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암탉이 울면 집안이 망한다고? 오늘날 자신의 인권을 찾아 치열하게 싸우는 여성들에게, 우리 더 크게 울자. 한 여성의 용기로부터 시작된 작은 변화는 훗날 대한민국의 여성인권 신장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동아대학교 박혜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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