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과 가까운 대전·충남, 숨쉬기 무섭다

‘기후 비상사태’다. 최근 겨울 날씨는 삼한사온(三寒四溫)이라는 말도 무색케 하고 있다. 들쑥날쑥하게 한파가 몰려오는 것과 동시에 미세먼지도 몰아닥치면서 칠한칠미(七寒七微·일주일간 춥고 일주일간 미세먼지)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하면서다. 올 겨울이 일생에서 가장 추웠다고 말하는 이들도 있다. 수치상의 기온이 아닌 체감온도에 따른 반응이다. 이러한 이상기온은 사실 어제오늘일이 아니다. 매년 봄과 가을은 갈수록 짧아지고 푹푹 찌는 여름과 동장군이 기승을 부리는 겨울이 길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계절을 가리지 않고 이상기온이 점차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본보는 당면해 있는 기후변화와 다가올 봄철 미세먼지에 대해 진단해본다. 편집자주

<글 싣는 순서>
1. 이례적인 최근 한파와 계절별 이상기온<2월 11일자 기사보기>
2. 곧 찾아올 봄철 불청객 ‘미세먼지’
3. 정부·지자체의 대책과 전문가 제언

 

올해 최강 한파가 주춤해진 가운데 매년 반복됐듯이 내달부턴 봄철 불청객인 황사가 몰아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나 대전·충남은 타 지역에 비해 미세먼지로 더욱 고통 받을 것으로 보인다. 대전·충남에선 내부적으로 발생하는 미세먼지가 증가하고 있는 것에 더해 지리적으로 중국과 가까워 황사 직격탄을 맞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대전은 최근 10년 기준으로 봄철 평균 7회의 황사가 불어오고 있지만 극심한 황사 시에는 평소 10배에 달하는 농도와 10회를 넘어선 경우도 있다.

대전지방기상청 관계자는 “황사가 심한 일수가 매년 다르지만 황사는 매년 꾸준하게 불어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세먼지는 지름 10㎛(마이크로미터·100만 분의 1m) 이하로 머리카락 지름(약 70㎛)의 7분의 1정도에 불과하며 기관지에서 걸러지지 않고 그대로 몸에 축적된다.

호흡을 통해 미세먼지에 노출될 경우, 기도의 자극으로 인한 기침과 호흡곤란이 발생하며 천식이 악화되고 부정맥이 발생될 수 있다.

또 장시간 노출되게 되면 그 즉시 몸에 이상징후가 발생하지 않더라도 나중에 기관지 염증, 천식, 만성기관지염, 폐렴, 폐암 등이 생길 수 있다. 이처럼 잠재적으로 미세먼지는 신체에 대한 위험성을 지녀 이를 막을 대응 방안이 마련돼야하지만 대전·충남은 대책이 없는 상태에서 미세먼지 농도가 매년 높아지고 있어 문제다.

대전의 경우, 2012~2016년 미세먼지 농도가 평균 42㎍/㎥로 타 도시에 비해 낮은 수준이지만 매년 농도가 짙어지고 있고 2013년부턴 시 대기환경기준을 초과하고 있는 실정이다.
중국과 인접한 충남의 미세먼지 농도는 더욱 심각하다.

12일 충남도에 따르면 2014년 기준 대기오염물질 발생량은 연간 26만 5000톤으로 전국 최대를 기록했다.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농도는 42·42·46·48·43㎍/㎥로 지난해를 제외하곤 매년 증가했다.

지난해에 줄어든 이유는 2016년까지 서북부지역 및 대도시지역 4개시(천안·아산·서산·당진)에서만 측정했으나 지난해 7월 이후부터 상대적으로 농도가 낮은 농촌, 주거지역 등을 포함한 13개 시?군 19개소 측정 자료가 더해지면서다.

대전에서 매년 미세먼지 농도가 높아지는 데에는 비산먼지(공사장 등에서 일정한 배출구를 거치지 않고 대기 중으로 직접 배출되는 먼지)와 도로이동오염원이 주 요인으로 꼽힌다.

충남도 마찬가지로 발생원에서의 미세먼지 발생량 증가로 인해 미세먼지 농도가 해를 지날수록 높아지고 있다.

화력발전소, 석유화학단지 등 대형 에너지소비 사업장 증설, 자동차 매년 증가 등으로 인해서다.

또 중국의 대도시 공업지역인 북경, 심양 등을 경유하는 유입경로가 증가한 것도 또 다른 요인이다.

충남도 관계자는 “대기정체로 미세먼지 등 대기오염 물질이 지상층에 머무르게 되고 계속 쌓이면서 미세먼지 농도가 높아졌다. 이외에도 강우일수 감소로 세정효과 감소, 기후변화로 인한 2차 오염물질 생성증가도 미세먼지 농도 증가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강정의 기자 justice@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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