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권 심각, 보령댐은 경계 수준

비가 오는데 가뭄이다. 역설적이지만 사실이다.
최근 평소와 비슷한 양의 비가 내리고 있음에도 가뭄 현상이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게 충청권 일부 지역의 모습이다.

지난 1~15일 충남 강수량은 112.3㎜로 평년(84.2㎜) 대비 133.3%로 높고 전국 강수량도 128.4㎜로 평년(91.7㎜)에 비해 139.1% 수준이다.

지난 1년과 최근 6개월 사이 내린비 또한 적은 편이 아니다. 대전·세종·충남 최근 1년간 강수량은 1282.8㎜로 평년 대비 81.6%, 최근 6개월간 강수량은 243.3㎜로 평년 대비 77.1%로 경계할 만한 수준이 아닌 평년과 비슷하다는 게 대전지방기상청의 설명이다. 오는 5월까지도 강수량은 평년과 비슷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평년과 비슷한 강수량에도 불구하고 가뭄이 나타나고 있다. 가뭄이 드는 이유엔 크게 4가지 요인이 있다.

대표적인 게 비가 내리지 않아 가뭄이 드는 기상학적 가뭄이다. 이외에도 비가 내리는 데에도 가뭄이 드는 이유엔 농업적 가뭄, 수문학적 가뭄, 사회경제적 가뭄 등 3가지가 있다.

최근 충청권 일부지역에서 가뭄이 나타나고 있는 것은 기상학적 가뭄이 아닌 농업적·수문학적·사회경제적 가뭄이 복합적으로 반영된 형태다. 지하수 및 저수지량 부족 등과 같은 기상·수문 인자들과 관련돼 있는 농업적 가뭄에 이어 전반적인 수자원 공급의 부족인 수문학적 가뭄, 농업·공업·생활용수 등의 부족에서 기이한 사회경제적 가뭄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기상학적 가뭄(일정기간 평균 강수량보다 적은 강수로 인해 건조한 날이 지속되는 것)은 최근 6개월 누적강수량이 평년 대비 60% 이하로 떨어질 경우다. 하지만 최근 가뭄이 일어나고 있다고 하지만 이는 기상학적으로 인한 가뭄은 아니다”라며 “평년 대비 강수량이 적은 편이긴 하지만 대청댐은 평균 대비 70% 이상의 강수량이다. 천안 등 일부 지역에서 약한 수준의 가뭄을 보이는 지역은 있지만 경계할 정도의 가뭄인 지역은 없다. 하지만 물이 충분한 대청댐과 달리 보령댐은 지난해에 이어 물이 턱없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최근 5년을 기준으로 보더라도 충청권에서 기상학적 가뭄이 일어났던 때는 2015년 6~10월과 2014년 7월에 불과하다.

비록 해당 연도가 최악의 가뭄해로 기록될 만큼 강수량은 적었지만 이후 평년 수준의 비가 내렸음에도 여전히 물 부족 현상이 심각한 실정이다. 결국 강수량이 부족해 가뭄이 나타나고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보령의 최근 6개월간 강수량은 314.6㎜로 평년 대비 79.5% 인데 보령댐은 메마르고 있다.
최근 보령댐 저수율은 26.6%로 경계 수준에 해당되며 예년(39.7%) 대비 절반을 조금 넘는 수준이며 지난해엔 16.5%로 예년 대비 절반 수준에도 못 미쳤다.

기상청 관계자는 “강수량의 전체적인 평균양으로 봤을 때 보령댐의 저수율이 낮은 이유는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보령댐에 물이 차지 않는 요인엔 강수량이 아닌 다른 문제가 있는 건 아닌지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강정의 기자 justice@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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