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간지역은 물줄기를 막으면 저수지가 되지만 평야지역은 평지에 강이 흘러 막을 곳이 없다. 그래서 물 부족 사태는 항상 저지대인 평야지역에 상존한다. 서해안을 끼고 있는 충남의 경우 서부 해안지역이 늘 물 부족에 시달리고 있어 불안감이 더해지고 있다.

매년 봄이면 농업용수 부족으로 모내기를 걱정하는 일이 만성화 되다시피 했고 생활용수가 부족해 제한급수를 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대청댐이 있어 대전과 청주, 천안 등 인구밀집 대도시가 몰려 있음에도 풍족하게 물을 이용하고 있는 충청내륙지역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문제는 전문가들이 충남 서부지역의 물 부족 현상이 앞으로 점차 심해질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기상학적으로 가뭄이라고 할 수 없을 정도의 넉넉한 강수량을 기록해도 물 부족 상황이 나타나는 사회적 가뭄이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서부지역 8개 시군의 용수 공급을 담당하고 있는 보령댐의 물 부족에 대해 누수가 발생하고 있을지 모른다는 조심스러운 주장을 하고 있다. 또 충남 해안지역에 밀집돼 있는 화력발전소의 물 사용이 댐의 물 부족과 무관치 않음을 지적하고 있다.

물 부족에 따른 이런저런 피해가 상습화 된지 오래지만 이에 대한 근본적인 원인 규명과 체계적인 대책 마련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으니 걱정이다. 매년 임시방편식의 대책이 마련되고 순간의 고비를 넘기기 바쁘다가 또 봄이 되면 미봉책을 이어가는 구조이다.

물은 만들 수도 없고 돈으로 사올 수도 없는 자원이다. 그렇다고 안 쓰고 살 수도 없는 생명의 근원이다. 생활수준, 소득수준이 늘어갈수록 물 사용량은 가파르게 상승할 수밖에 없다. 농업과 공업용수의 사용도 계속적으로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이다.

시급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대책마련을 위한 조사와 연구도 아직 미흡한 상황이다. 관정을 개발하고, 관로를 이용해 강물을 끌어오는 등의 임시적인 방법 말고 종합적인 원인과 그에 따른 대책 마련을 통해 안정적으로 물을 사용할 수 있게 해야 민심이 흔들리지 않는다.

고대 이래로 물 관리를 잘 하는 정부가 가장 신뢰받고 백성을 편하게 해주는 정부로 칭송받았다. 현대라고 해서 다르지 않다. 물은 생활을 하는 데 가장 필요한 첫 번째 요소이다. 물 걱정을 하는 일이 없어야 진정한 선진 복지국가이다.

물 사용은 계속 느는데 물을 확보할 대책이 부족하고, 그나마 있는 물도 누수 등으로 효율적으로 사용하지 못하고 있으니 이는 보통 심각한 문제가 아니다. 정부와 충남도는 머리를 맞대고 매년 발생하는 물 부족에 따른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한다. 연구조직을 구성하는 일이 가장 먼저 할 일이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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