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부시장제 도입, 4차산업혁명도로 만들어 과학 도시 명성 되찾아야

2018 평창 동계올림픽대회가 화려하게 막을 내린 데 이어 동계패럴림픽도 성황리에 폐회했다. 1988년 서울올림픽에 이어 30년 만에 우리나라에서 열린 평창올림픽은 대한민국의 힘을 보여줬다. 대표적인 게 과학기술의 눈부신 발전이다. 1973년 우리나라에선 최초로 과학기술의 집약체라 불리는 대덕연구개발특구가 대전에 조성되기 시작하면서 대전은 명실상부 ‘과학의 도시’로서 많은 연구 성과를 이뤄내고 있다. 하지만 향후 대덕특구의 미래는 암담하기만 하다. 대덕특구에서 나온 연구 성과를 시험할 테스트베드는 대전이 아닌 타 지역에서 대부분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며 이외에도 대덕특구 출연연이 연구에만 집중할 수 없게 만드는 수많은 난관에 부딪치면서다. 본보는 최근 대덕특구에 산적해 있는 문제를 톺아본다. 편집자

<글 싣는 순서>
1. 평창서 보여준 최첨단 기술, 주인공은 대덕특구 출연연…그러나 테스트베드는 타 지역에서<3월 18일자 기사보기>
2. 연구에 집중할 수 없는 출연연…해결해야 될 문제 산적<3월 19일자 기사보기>
3. 시와 대덕특구 출연연의 단절된 관계…소통과 협업은 ‘필수’

 

“광주, 대구, 부산 등 지역에 경제부시장이 있듯이 대전도 과학 도시에 걸맞게 과학부시장제를 도입해 과학 도시의 명성을 되찾아야 합니다.”

대덕연구개발특구 내 정부출연연구기관의 오랜 바람이다.
4차산업혁명이 점차 도래하고 있는 가운데 대전시가 과학 도시에 이어 4차산업혁명특별시로 거듭날 것이라고 선언하고 있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시와 대덕특구 출연연 간 소통과 협업이 단절되면서 출연연의 연구 성과가 전혀 활용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단지 대전에 최다 출연연이 밀집해 있을 뿐 각자도생의 길을 걷고 있는 상황이다.

‘4차산업혁명특별시 대전’이 단지 바람에 그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로써 출연연 내에선 시와 출연연의 매개체 역할을 할 과학부시장을 둬야한다고 목소리를 모으고 있다.

출연연 A 관계자는 “특구 중 대덕특구가 가장 먼저 조성됐고 출연연도 가장 많이 분포돼있지만 대덕특구 출연연 연구 성과는 타 지역에서 활용되고 있다”며 “시와 출연연 간 다리 역할을 할 인물이 있어야 한다. 출연연 기관장 등을 역임한 인물을 과학부시장으로 둔다면 시와 출연연 간 소통이 원활해지면서 협업도 이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와 출연연의 통로 역할을 할 과학부시장 도입과 함께 4차산업혁명특별시로의 도약을 위해 시와 출연연이 힘을 모아 4차산업혁명도로를 조성해야 한다는 게 출연연의 제안이다.

출연연 B 관계자는 “사람의 왕래가 비교적 잦은 대전역, 대전복합터미널 등에 대덕특구 출연연의 과학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 부스 등을 만들어야 한다. 또 갤러리아타임월드 등의 주변 도로를 4차산업혁명도로로 특성화해 대덕특구 출연연의 연구 성과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조성하면 여러 시너지 효과가 날 것이다”라고 내다봤다.

대덕특구 출연연 연구 성과가 단지 연구실 안에서의 결과물이 아닌 대전 시민을 비롯한 타 지역 시민들이 즐길 수 있는 소재로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외에도 최근 시가 추진 중인 매봉근린공원 개발로 인해 시와 출연연 간 잡음이 나고 있는 가운데 일방통행이 아닌 소통을 통한 해결을 주문하고 있다.

매봉근린공원은 매봉산 일대 약 11만 평에 달하는 부지다.
출연연에 따르면 시는 2020년 7월 이후 공원일몰제 시행으로 도시공원에서 해제될 경우 난개발로 무분별한 건축물 축조 등 다양한 사회적 문제점이 발생될 여지가 많다며 사업추진의 불가피성을 강조하고 사업 추진의 강한 의지를 밝히고 있다.

시의 계획대로라면 최고 12층 규모 24개동 450세대 아파트를 짓게 된다.
출연연 C 관계자는 “대덕특구 출연연 대부분이 매봉산 개발에 반대하고 있다. 결국 매봉산 개발을 두고 출연연이 등을 돌리게 된다면 상황은 더욱 악화될 것”이라며 “시는 매봉공원 전체 개발방향에 대해 연구기관과 소통부족, 공공성에 대한 의문, 환경 영향평가 등의 제출된 자료가 미비했던 만큼 충분한 시간을 갖고 공익과 지역 주민의 이익을 동시에 만족할 수 있는 최적의 대안 마련을 위해 의미 있는 역할을 해주길 기대한다”고 바랐다.

강정의 기자 justice@ggilbo.com

저작권자 © 금강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