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와 기레기④] 파파라치

송혜교·송중기 부부, 박보검·윤아 등 연예인에 대한 미안함과 고마움

다이애나 왕세자비를 추모하며..

 
 

매번 그들에게 미안함과 고마움을 느낀다.

많은 독자가 내 글을 읽는 것은 기자와 기레기의 경계에 있는 사람들의 욕심이다.

대중들이 관심을 두고 있고 많이 읽히는 소재를 찾는 것은 이들 경계에 서 있는 사람들의 일이기도 하다. 특히 경험적으로 송혜교, 송중기, 박보검, 윤아 씨 등의 연예인들에 대한 대중들의 관심이 높다. 그래서 기자들은 인기스타들에 대한 기사를 자주 싣는 편이다. 이들이 sns(사회적 관계망 서비스)에 일상생활을 올리면 연예부나 온라인 기자들은 빠르게 기사화한다.

속보 경쟁이다 보니 실시간 검색에 걸리기라도 하는 날이면 ‘과연 올려도 되는가?’, ‘혹은 어떻게 기사화할 것인가’라는 고민보다 ‘빨리 올려야겠다’라는 생각이 앞선다. 그래서 의도치 않은 실수를 저지르고는 한다. 보통 지나치게 자극적인 제목을 뽑거나 오해의 소지가 있는 오·탈자 따위의 등의 실수를 범한다.

때로는 기자들의 욕심이 대형 참사를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대표적인 사례가 영국 다이애나 왕세자비의 교통사고이다. 1991년 8월 프랑스의 기자들과 파파라치 7명은 다이애나 왕세자비의 사진을 찍기 위해 그녀를 뒤쫓았다. 놀란 왕세자비는 차를 타고 이들을 피했다. 그러다 그만 사고를 당했다.

그런데 기자들의 욕심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사고를 당해 왕세자비와 일행들이 죽어가는 상황에서도 사진을 찍기 바빴던 것이다. 결국 왕세자비는 세상을 떠났고 영국 국민들은 깊은 슬픔에 빠졌다. 허프포스트에 따르면 다이애나 사고 이후 영국의 자율규제기구는 매체의 셀러브리티(유명인) 취재 행동강령에 다음과 같은 규정을 추가했다.

“언론인과 사진가들은 협박, 괴롭힘, 끈질긴 추적으로 정보나 사진을 얻거나 얻으려 해서는 안 된다. ii) 사적인 공간에서 상대의 동의 없이 사진 촬영을 해서는 안 된다. 그만두라는 요구가 있은 뒤에도 집요하게 전화 걸기, 질문, 추적, 촬영해서는 안 된다. 나가라는 요구가 있으면 상대가 소유한 공간에 남아있으면 안되며 따라가서도 안 된다.”라는 내용이다.

하지만 이 규정이 생겼음에도 기자들과 파파라치의 취재욕심은 자제되지 않는 모양새이다. 그 형태만 바뀌었지 행태는 비슷하다. 특히 한국 같은 경우 더하다. 굳이 설명하지 않더라도 포털에 난무하는 기사들이 이를 반증한다. 이들의 기사에는 타인에 대한 배려를 찾아보기 힘들다.

이렇게 말하면서도 정작 본인 입으로는 “사실 이건 남의 일이 아닌데...” 라는 자조섞인 푸념이 나온다. 한편으로는 내가 기자이자 기레기로서(?) 존재하는  데 큰 축을 담당하시는 분들께 매번 고마움과 함께 미안함을 느낀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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