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명절 대목을 맞은 충남 서천특화시장에서 대형 화재가 발생했다. 지난 22일 밤 11시쯤 발생한 불로 292개 점포 중 수산동과 일반동, 식당동에 있는 점포 227개가 모두 전소됐다. 늦은 밤에 발생해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명절을 앞두고 들여놓은 성수품 등 많은 물건들이 불에 타 상인들은 망연자실한 모습이다.

경찰과 소방본부는 잔불 정리를 마치는 대로 정확한 화재 원인 조사에 나설 계획인데 현재까지 파악한 결과 1층 한 점포에서 스파크가 튀며 불꽃이 일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불길은 강한 바람을 타고 다른 점포로 확산됐다는 것이다.더구나 점포가 화재에 취약한 조립식 패널 건물이어서 화재를 키웠다는 지적이다.

아직 정확한 화재감식 결과가 나오지 않아 기다려봐야 하지만 현지 상인들은 상가 건물 관리가 제대로 안 돼 언젠가는 큰 화재가 날 것을 걱정했다고 한다. 건물 전체에 전깃줄이 뒤엉켜 있는가 하면 실외기가 질서 없이 여기저기 설치돼 있어 화재에 취약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하필이면 북극 한파가 몰아친 날 갑작스레 화마로 피해 상인들은 한마디로 허탈한 모습이다. 설 명절을 앞둔 대목, 한창 손님들을 맞아야 할 시기에 화재로 검게 변한 점포를 바라보는 상인들의 마음은 그야말로 타 들어가는 것 같이 아플 수밖에 없다. 강추위를 마다하고 무엇이라도 건져보려고 나왔지만 할 게 없어 한숨만 나온다는 반응이다.

실의에 빠진 상인들에게 희망을 안겨줄 다각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당장 이들이 장사를 할 수 있도록 임시 상가 설치를 서둘러야 한다. 설 명절이 다가오는 만큼 상인들이 화마를 이겨내고 장사를 이어갈 수 있도록 각종 금융 지원 등 다각적인 방안을 최대한 빨리 찾아 도와줘야 한다.

화재가 난 서천특화시장은 2004년 9월 그 당시엔 나름 현대식 중형 전통시장으로 개장했다. 연면적 7018㎡ 규모의 2층 건물에 수산물, 농산물, 생활잡화, 특산물 등을 취급하고 있는데 오래되다 보니 전깃줄이 뒤엉키는 등 관리가 허술해 화재에 취약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게다가 조립식 샌드위치 패널 구조로 불이 쉽게 번지는 약점을 갖고 있었다.

화재로 소실된 상가건물을 이제는 제대로 신축해야 한다. 지난 4년 전에도 불이 날 정도로 화재에 취약했던 상가였던 만큼 안전을 최우선에 두고 보다 편리한 상가로 거듭날 수 있도록 각종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윤석열 대통령은 화재 현장을 방문해 특별재난지역 선포 가능 여부를 검토하고 어려울 경우 이에 준해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서천시장 복구를 위한 충분한 특별교부세 지원 등을 서둘러 절망에 빠진 상인들에게 희망을 되찾아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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