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 정성기 씨

미국으로 이민 가서 16년간 살다가 몇 년 전 고국으로 돌아왔습니다. 한국으로 돌아와 가장 먼저 느낀 점 중의 하나가 한국의 기업체(크든 작든) 혹은 고객서비스를 하는 기관들은 왜 고객들이 전화할 때의 전화료를 거는 사람이 부담하게 할까 하는 것입니다. 저도 미국에서 작은 사업체를 운영을 해본 바 있습니다만, 미국에서는 작은 사업체라 할지라도(동네 구멍가게가 아닌 한) 전화번호 신청할 때 수신자부담(toll free) 전화를 반드시 같이 신청해서 고객들이 부담 없이 전화를 걸 수 있도록 합니다. 이건 누가 그렇게 하라고 강제하는 것도 아닌데 스스로 고객 편의를 생각해서 누구나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더구나 금융기관 같은 곳에서는 국제전화까지도 수신자부담으로 걸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초일류기업이라고 하는 삼성전자부터 모든 금융기관, 대기업, 중소기업 할 것 없이 모두 ‘전국번호’라는 것만 사용, 고객부담으로 전화를 걸도록 하고 있더군요. 심지어 전화를 해서 담당자까지 연결되려면 수많은 단계를 거치도록 되어있더군요. 더구나 1577, 1588 등 전국번호라는 것이 소비자로 하여금 마치 수신자부담 전화인 것처럼 오해할 수 있도록 한 점은 반드시 시정되어야 할 적폐라고 생각합니다.

한국에도 엄연히 080이라는 수신자부담 전화방식이 있음에도 기업체나 기관이 사용하지 않는다는 것은 소비자를 기만하는 행위라고 비난해도 할 말이 없을 것입니다. 080을 운용하기 어렵다면 전국번호만 고집할 것이 아니고 일반전화(02-260-1234 등등)를 겸용하여 고객으로 하여금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타당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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