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통안전공단 수석위원

갑진년 청룡의 새해도 스무날이 지났다. 이번에는 연료절감은 물론 온실가스 및 교통사고 감소효과까지 검증된 에코드라이브 실천요령 중에 (지난달에 소개한 적절한 엔진예열 방법에 이어) 어떻게 출발을 해야 과도한 연료분사량을 줄일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인지 살펴보자.

결론부터 말하면 목적지 도착 예상시간보다 충분한 시간적 여유를 가지고 시동 걸어 예열하되, 한 템포 느리게 출발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동차 출발 후 5초에, 속도는 20㎞(이때 엔진속도는 1500rpm) 이하로 부드럽게 가속하는 것이 연비향상에 도움이 된다. 최근에 출시된 자동차에는 에코드라이브 기능이 탑재된 차량도 있어 운전자가 다소 급출발하는 경향이 있어도 이 기능을 선택하면 과도한 연료분사량이 적게 재조절되기 때문에 부드러운 출발로 연료를 절약할 수 있다. 다만 역동적인 스포츠모드를 선호하거나 순찰차나 소방차처럼 긴박하게 대응해야하는 상황이 자주 발생될 경우에는 사용 빈도가 낮을 수도 있겠다.

에코드라이브 실천요령 참고 이미지. 박상권 한국교통안전공단 수석위원 제공
에코드라이브 실천요령 참고 이미지. 박상권 한국교통안전공단 수석위원 제공
에코드라이브 실천요령 참고 이미지. 박상권 한국교통안전공단 수석위원 제공
에코드라이브 실천요령 참고 이미지. 박상권 한국교통안전공단 수석위원 제공

일반적으로 주행 및 정지 단계보다 출발할 때 연료가 가장 많이 소모된다는 것은 알려진 상식이지만, 급출발하면 얼마나 차이가 나는지 정확히 아는 운전자는 많지 않다. 실제로 차종, 연식, 배기량, 차체 중량, 도로상황 등의 차이는 있겠지만, 중형 가솔린차(에어컨 OFF 상태)로 시험을 해보면, 정지 상태에서 80㎞/h로 급가속하여 700m를 주행할 경우 약 100cc의 연료를 소모하는 데 반해 부드럽게 출발할 경우(경제가속) 약 80cc를 소모하여 20cc의 연료를 절약할 수 있다. 이는 1대당 1일 20회 연간 300일 경제가속시 연료를 120ℓ절감해 연간 18만 원(1500원/ℓ경우)의 연료비를 아낄 수 있지만 도심을 통행할 경우 출발 횟수도 몇 배나 많기 때문에 출발습관이 중요하다. 특히 차체 중량이 무겁고 연비가 낮은 버스나 화물차의 경우 부드럽게 출발하는 습관만 들여도 많은 연료비를 절약할 수 있다.

부드러운 출발이 연비향상에 도움이 되듯이 우리네 인생도 한정된 시간 속에 충분한 준비 작업을 통해 일에 대한 취사선택을 하고 집중을 해야 의미 있는 성과를 창출할 수 있다. 우리 속담에 '시작이 반이다'는 말이 있듯 첫 단추를 잘 끼워야 일이 순조롭게 진행된다. 이는 무슨 일이든 시작하기가 어렵지 일단 시작하게 되면 마무리되기 마련이라는 뜻도 있지만 그만큼 철저한 준비와 초심을 의식하라는 뜻도 있을 것이다. 따라서 일을 시작할 때는 일의 경중을 파악하고 거기에 맞는 (사전조사로 장·단기) 목표를 세우는 초심이 중요하다. 물론 마무리나 성과를 강조하는 '화룡점정'이 뒷심을 중시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어찌됐든 일을 시작하면 항상 초심을 잃지 않고 열심히 해서 뒷심을 발휘하는 것이야말로 소기의 성과를 창출할 가능성도 높일 수 있는 것이다.

이렇듯 자동차를 출발할 때에는 항상 부드러운 출발을 의식해 실천하는 운전습관을 가지는 것이 좋다. 나아가 급출발, 급가속, 급제동만 자제해도 30% 이상의 연료를 절약할 수 있는 만큼 잘못된 운전습관을 개선하여 스마트한 에코드라이버로 거듭나길 기대한다. 특히 갑진년 새해에는 독자여러분께서 생활습관도 개선하는 한편 바쁘고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일일수록 여유를 가지고 나아갈 방향을 의식하면서 일을 추진하여 소기의 목표도 달성하는 한해가 되길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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