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석대 교수

‘인류(人類)=노동(勞動)’의 역사라 해도 무방하지 않을까 싶다.

우주의 역사는 약 3조 년, 지구의 역사는 45억 년 그리고 인간의 역사는 300만 년(?)이라 한다. 그렇다면 인간은 어떻게 지구에서 인류를 만들어갈 수 있었을까? 바로 인간은 ‘생각한다’는 차이점에서 시작되어 험한 야생에서 맹수들과의 사투 속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었다. 특히 인간의 나약함을 채우기 위해 인간이 생각해낸 것은 ‘도구(불, 언어, 수레바퀴 등)를 만들어 갖고, 함께 모여서, 노동을 한다’는 것이다.

‘인간의 생존=노동’에서 비롯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생리적 욕구 충족을 위한 노동의 출발은, 수렵생활부터 농경사회에서 그리고 현대사회까지 인간의 노동은 반복의 반복을 거듭하고 있다. 다만 노동의 방식과 기술 그리고 환경이 바뀌었을 뿐이다. 여타시대를 막론하고 인간은 노동을 하지 않고는 살아남을 수 없었던 것이다. 그리하여 인간은 노동의 혁신, 즉 바로 노동의 분업(分業)이 시작하게 되었다.

분업은 수렵생활 시절부터 구성원 각자 전문화된 기술을 바탕으로 분업이 이뤄지고 수확물에 대한 분배시스템이 작동하여 현대까지 이르고 있다. 먼저, 분업은 반복적 일을 통해 숙련도와 작업속도를 높이고, 새로운 작업방법이나 기술혁신이 촉진되며, 생산도구의 최소화로 유지될 수 있다. 또한 여러 가지 도구와 생산시설을 옮겨 다니는 시간과 번거로움을 피할 수 있고, 각자 자기가 잘하는 일 한 가지만 하기 때문에 경영을 위한 인적자원의 적재적소 배치가 가능하다는 큰 장점으로 우리 인류를 빠르게 진화시켰다. 하지만 이러한 분업은 18세기 산업혁명 이후부터 가속화된 공장제 기업들의 등장으로 인간의 기본적 속성인 ‘자유인(自由人)’으로서 제약을 받게 된 것은 아닌가 생각해 본다.

현대 사회에서 노동, 즉 일(Work)에 대해 미국 미네소타대 석좌교수인 존 버드(John Budd)의 저서 ‘일에 대한 생각(Thought of Work)’에서 “온전한 즐거움만을 위해 수행하지 않고, 경제적 또는 상징적 가치를 지니며, 육체적·정신적 노력을 수반하는 목적이 있는 인간 활동”으로 정의하기도 하였다.

인간은 자연에서 도래하였으나 지금은 자연을 인위적으로 바꾸려는 시도가 많아지고 있다. 인류는 개인→가족→부족→사회→국가→글로벌 블록화 등으로 바뀌어감에 따라 노동의 의미와 방향도 인간의 목적에 따라 바뀌는 것은 아닌가? 21세기 현대인들의 노동은 ‘일과 삶→행복’의 척도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저작권자 © 금강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