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가 낮은 저원가성 예금, 은행 수익성과 비례하지만
5대 시중은행 예금 줄고 ‘카뱅’ 늘어나

사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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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의 저원가성 예금 감소세가 나타나고 있다. 은행권의 핵심성 예금으로 불리는만큼 중요도가 높지만 빠져나간 예금이 금융권 후발주자인 인터넷은행으로 몰리는 모습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말 5대 시중은행(KB국민·NH농협·신한·하나·우리)의 저원가성 예금은 625조 61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7조 5430억 원 감소했다. 반면 인터넷은행 대표주자인 카카오뱅크의 저원가성 예금은 동일기간 5조 6870억 원 증가했다. 저원가성 예금은 금리가 0.1% 수준인 요구불예금, 시장금리부 수시입출식예금(MMDA) 등을 뜻하며 급여통장, 입출금통장, 이체통장이 대표적이다. 금리가 3~4%인 정기예금과 달리 저원가성 예금은 금리가 사실상 없다시피 해 은행이 적은 비용으로 대출 비용 등을 조달할 수 있다. 이러한 특징으로 인해 은행의 저원가성 예금이 늘어날수록 수익성도 늘어나는 상관관계가 성립된다는 것이 금융권의 설명이다.

시중은행의 저원가성 예금 감소는 카카오뱅크가 간편함과 접근성을 내세운 모임통장 등 이색통장으로 소비자를 끌어모으고 있는 데 따른 영향이 크다.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뱅크 전체 예금 중 저원가성 예금의 비중은 50% 이상으로 추산되는데 은행권의 평균 저원가성 예금 비중이 30~40%대인 것을 감안하면 높은 수준이다. 케이뱅크와 토스뱅크가 지난해 모임통장을 출시한 데 이어 하나은행과 국민은행 등 시중은행들도 모임통장 서비스에 뛰어들었는데 이 역시 저원가성 예금 이탈을 막으려는 취지로 풀이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시중은행에서도 다양한 상품과 통장 출시를 통해 저원가성 예금을 확보하려고 노력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저원가성 예금의 엇갈린 실적은 순이자마진 지표에서도 드러난다. 하나은행의 지난해 4분기 기준 순이자마진(NIM)은 1.52%로 전 분기 대비 0.22%포인트 하락했다. 신한은행도 1.62%로 전년보다 0.01%포인트 소폭 하락했으며 우리은행은 0.03%포인트 하락한 1.56%를 기록했다. KB국민은 1.83%로 0.1%포인트 올랐지만 카카오뱅크의 순이자마진은 지난해 4분기 기준 2.36%로 은행권보다 전반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재영 기자 now@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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