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부터 청년문화예술패스 도입
충청권 1만 7800여명이 신청 대상
지역문화예술계 “소비 시장 활성화”
일각선 “문화적 양극화 고민해야

청년들의 문화예술 경험 통로가 넓어진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이달부터 문화예술패스를 시행, 청년층의 문화 소비를 촉진하기로 하면서다. 지역 문화예술현장의 반응은 일단 긍정적이다. 다만 제도 안착을 위한 세밀한 설계가 돼 있다는 전제 하에서다. ▶관련기사 12면

지난해 문체부가 실시한 국민문화예술활동조사 결과에 따르면 15~19세 등 10대의 문화예술 관람 의향은 89.6%로 높은 수치를 보였지만 높은 비용(31.3%)은 이를 실현하는 데 가장 큰 걸림돌로 꼽혔다. 문체부는 이 같은 결과를 토대로 오는 28일부터 전국의 19세(2005년생) 청년 16만여 명을 대상으로 문화예술패스를 도입한다. 문화예술패스는 소득과 관계없이 누구나 신청할 수 있다. 선정되면 영화와 대중가수 콘서트를 제외한 연극과 뮤지컬, 클래식, 오페라, 발레, 무용, 국악, 전시 등을 관람할 수 있다. 충청권에선 대전 4800여 명, 세종 1400여 명, 충남 6800여 명, 충북 4800여 명 등 1만 7800여 명이 신청 대상인데 수혜자 선정은 예산 소진 시까지 선착순으로 이뤄진다.

청년들에 대한 문화예술패스가 본격화되는 것에 대해 지역 문화예술 현장에서도 시도 자체에는 긍정적인 평가가 나온다. 이미 해외 여러 나라에서는 문화소비를 지원하는 차원에서 청년들에게 문화예술패스 등의 제도가 자리잡은 까닭에 제도 시행 취지만큼은 의미가 있다는 생각에서다. 지역의 한 문화예술계 인사는 “넓게는 전국, 좁게는 지역 문화예술 현장에서의 소비 시장을 키우고 관심을 갖게 하는 측면에서 굉장히 긍정적인 요소인 것 같다”고 호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다른 한 켠에선 제도가 현장에서 순기능을 하려면 세밀한 설계가 뒷받침돼야 한다는 냉정한 의견도 나온다. 그렇지 않으면 문화예술패스가 단순히 청년들의 문화적 소비 양극화를 키우는 제도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는 판단이 그렇다. 또 다른 문화예술계 인사는 “제도 설계가 얼마나 세밀하게 잘 돼 있는지가 안착의 성패를 가를 것”이라며 “어떤 형태로든 실행을 한다는 건 좋지만 막상 처음 접하는 청년들은 사이즈가 큰 공연이나 전시를 찾을 가능성이 높아 거기에 빠져버리면 나중에 소극장이나 클래식으로 옮겨가는 게 쉽지 않은 만큼 양극화에 대한 부분도 고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준섭 기자 ljs@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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