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운
충남취재본부 부장

수년 주기로 이어지는 세계의 스포츠 대전은 우리에게 환희와 승리감을 맛보게 하는 더 없는 볼거리이자 즐길거리이다. 하계 및 동계 올림픽, 월드컵, 아시안게임 등은 대회기간 내내 우리를 흥분되게 한다. 그만큼 자랑스러운 성적표를 받아낼 것이란 기대감이 크기 때문이다. 지구상의 최빈국 중 하나였던 이 나라가 세계 10대 경제대국으로 올라섰듯 지구상의 최약체 스포츠 국가였던 이 나라가 이제는 세계 10대 스포츠 강국으로 성장했으니 주기적으로 벌어지는 세기의 축제는 즐겁기만 하다.

우리가 경제성장의 단초를 마련한 1970년대부터 스포츠도 세계 무대를 향한 발돋움을 서서히 시작했다. 너무도 높게만 여겼던 세계 정상의 자리가 이제는 넘볼만한 자리가 됐다. 어느 나라 어떤 팀이나 선수를 만나도 우리는 겁 먹지 않는다.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이 충만하고 결코 호락호락 물러서지 않는다. 우리가 주인공이란 생각에 국제적 스포츠 행사는 너무도 반갑고 흥미 진지하다.

가끔 TV 다큐멘터리를 통해 흑백필름으로 재현되는 과거 국제대회에서의 우리 모습은 초라하기 짝이 없다. 약소한 국가의 민족으로서 한 없이 서럽고 처량한 모습들이다. 경제가 급성장한 1980년대 우리의 스포츠도 동반성장 했다. 개발도상국 최초로 올림픽을 유치해 달라진 우리의 모습을 세계 만방에 과시했고, 스포츠 성적도 일취월장 했다. 이 무렵 프로야구와 프로축구가 출범하며 지구상에 프로스포츠 구단을 운영하는 몇 안 되는 국가 대열에 합류했다.

엘리트체육에 국한됐던 체육의 범위가 프로로 확장됐고, 더불어 보는 체육이 아닌 즐기는 체육의 개념이 도입되며 생활체육이 뿌리를 내리기 시작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스포츠 코리아의 위상은 더욱 높아졌고, 체육을 바라보는 국민의 시각도 크게 달라졌다. 일부 투기에 국한됐던 국위선양 종목도 구기와 기록경기 등으로 확대되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국민적 스포츠로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던 프로권투와 프로레슬링 등은 서서히 국민적 관심에서 멀어졌다.

1990년대와 2000년대를 거치며 한국 스포츠는 세계 10대 강국으로 자리를 굳혔다. 올림픽에 이은 월드컵 개최를 통해 대한민국의 위상은 더욱 높아졌다. 이제 대한민국을 세계에서 손꼽히는 스포츠 강국이라고 규정하는 데 누구도 반론을 제기하지 못할 상황이 됐다. 이 때부터 우리의 강세 종목도 변화해 도저히 한국인이 넘볼 수 없는 종목이라고 여겼던 펜싱, 빙상, 골프 등이 새로운 전략 종목이 됐다. 이는 우리의 스포츠가 그만큼 선진화 됐다는 방증이다.

불과 8년 전의 동계올림픽만 해도 우리 대한민국은 쇼트트랙 외에는 별다른 선전 종목이 없었지만 4년 전 대회를 통해 빙상과 설상 종목에서의 가능성을 확인했고, 이제는 동계올림픽도 세계 10강 구도에 합류하게 됐다. 그래서 이번 동계올림픽에 대한 국민적 관심은 더욱 커졌다. 4년 전 대회에서의 선전이 결코 우연한 결과가 아니었음을 입증해 주길 바라는 국민적 기대는 너무도 크다. 더욱이 4년 후에는 우리가 동계올림픽을 개최하게 돼 국민적 관심과 기대는 지대하다.

하계올림픽, 월드컵에 이어 동계올림픽까지 유치하게 된 자랑스러운 나라 대한민국. 제조업과 수출을 통해 경제대국으로 일어선 우리는 거듭된 국제대회 상위권 입상을 통해 스포츠강국으로 도약했고, 한류를 통해 문화강국으로 성장했다. 17일간 러시아 소치에서 계속될 대한민국의 비상 퍼레이드는 벌써부터 우리를 흥분되게 한다. 진보와 보수, 부자와 빈자, 노인과 젊은이가 하나 돼 열렬히 “대~한민국!”을 목청껏 외칠 것을 생각하니 가슴이 뜨거워진다. 뜨거운 마음으로 자랑스러운 이 나라를 응원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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