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포항시 북구 북쪽 9㎞ 지역에서 규모 5.4의 지진이 발생한 15일 오후 서울 동작구 기상청 국가지진화산종합상황실에서 기상청 직원이 남재철 기상청장에게 여진과 관련한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경주 지진의 공포가 채 아물기도 전에 포항발(發) 규모 5.4의 강진이 대한민국을 강타해 인적·물적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행정안전부는 지진 발생 후 신속하게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구성해 대처에 나섰지만 부상자와 물적 피해 신고가 잇따르는 등 피해는 적잖을 전망이다. 강진 이후에도 규모 3~4 수준의 여진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이날 강진의 지진동은 대전·세종·충남에도 고스란히 전달되며 대형지진에 대한 공포를 키우고 있다.

◆경북 포항 9㎞ 지역에서 규모 5.4 지진 발생

기상청은 15일 오후 2시 29분 31초경 경북 포항시 북구 북쪽 9㎞ 지역(진앙은 북위 36.12도, 동경 129.36도)에서 규모 5.4의 지진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어 2시 32분 59초 포항 북구 북쪽 7㎞에서 규모 3.6의 지진이 발생하는 등 수 회의 여진이 이어졌다. 특히 이날 오후 4시 49분경 포항 북구 북쪽 8㎞ 지역에서는 규모 4.6의 여진이 발생해 불안감을 키웠다. 기상청은 잇따른 지진이 자연지진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기상청 관계자는 “이 지진으로 인해 남한 전 지역에서 흔들림이 감지됐다”며 “(지진의 여진은) 수개월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역대 2번째 강진, 인명·물적 피해 속출

이날 지진은 경주 지진(지난해 9월 12일)에 이어 지진 관측 이후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역대 두 번째 큰 규모의 지진이다. 지진으로 인한 인명·물적 피해도 속출했다. 소방청은 오후 3시 기준 지진으로 인한 경상자가 7명이고 42명을 구조했다고 밝혔다. 또 지진 관련 신고는 이날 7000여 건이 접수됐다고 덧붙였다.

진앙지인 포항 부근에서는 벽이 무너지고 도로가 갈라지기도 했다. 포항에는 포항제철소가, 인근인 경주에는 원자력 관련 시설이 있으나 다행히 안전에는 큰 이상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한국원자력환경공단은 C급 비상을 발령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으며 필수 인력을 재난상황실로 소집했다고 설명했다. 코레일은 포항역부근의 KTX 서행운행하고 있다. 행정안전부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구성했다.

◆지역사회에 전달된 지진동, 대형지진 불안감 키워

포항에서 발생한 규모 5.4 지진은 지역사회 곳곳에서도 강한 진동을 감지할 수 있을 정도였다. 지진 발생 이후 대전·세종·충남 소방본부에는 “건물이 흔들린다”는 신고가 수백 건 접수됐다. 시민 이 모(28·여) 씨는 “회사에서 근무하던 중 지진이 일어났다는 긴급재난문자를 받았다, 문자를 받은 직후 바로 지진이 일어났음을 느꼈다”며 “지난해에도 근무 중에 지진이 일어났는데 올해에도 어김없이 반복돼 걱정된다”고 우려했다. 지진발생 이후 대전의 한 중학교 천장재 일부가 떨어져 내려 학생이 운동장으로 긴급 대피한 일도 있었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지진 조기경보 통보시간은 최초관측(2시 29분 34초)이후 19초 만인 2시 29분 53초였다. 신속한 지진 경보로 인해 대전 등 일부지역에서는 지진동에 앞서 긴급재난문자를 받을 수 있어 지진에 대피할 수 있는 시간을 벌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기상청 관계자는 “지진 최초 관측 후 15~25초 내 통보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일부지역에서는 지진동보다 먼저 문자를 받았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곽진성·강정의 기자 pen@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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