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고질적인 문제는 동저서고 격차
해소 열쇠는 동구 중심의 국제화센터
혁신도시·도심융합특구로 역세권 활성
대청호 등 관광자원도 집중 육성키로

대전의 악성 현안 중 하나는 동저서고다. 모든 기반시설이 서측에 쏠리며 동측엔 원도심화가 심하게 진행되는 문제다. 사통팔달의 상징 대전역이 있지만 이것만으론 부족하고 그래서 획기적인 정책이 필요하다. 박희조 대전 동구청장은 동구 활성화의 해결책으로 다양한 정부 공모사업에 응모해 성장의 모멘텀을 만들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대전역과 함께 충분히 동구를 성장시킬 자원은 기회를 못 만났을 뿐, 충분히 가능성은 있다는 판단이다. 박 청장으로부터 민선8기 계획을 들었다.

◆동서격차 해결 열쇠는 국제화센터
박 청장이 진단한 동구의 문제는 가장 큰 요인은 동서격차다. 특히 교육 분야에 있어 큰 격차 발생으로 인구가 유출된다는 판단이다. 그가 교육 분야를 꼽은 이유는 인구 유출의 시발점이 교육으로 보고 있어서다. 가령 동구에서 나고 자란 동구민이 동구에서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아 주거하고 싶어도 교육 기반이 약해 다른 지역으로 유출되는 식이다.

“발전의 중심이 서쪽으로 옮겨가면서 지역 내 동·서 간 교육격차, 경제격차, 원도심 공동화 현상 등이 발생했습니다. 해결 방안으로 국제화센터를 생각하는 중입니다. 분명 구민에게 호평 받았지만 운영 방식에 있어서 문제점이 발견됐습니다. 개선만 하면 충분히 좋아질 수 있고 성남동과 가양동 등에 제2국제화센터 설립도 검토 중입니다.”

국제화센터를 단순히 영어교육 기관으로 세운다는 뜻은 아니다. 문화, 예술, 체육 등 다양한 분야와 연계할 수 있는 물리적인 공간을 통해 동구의 부족한 문화 기반을 확충하겠단 계획을 함께 수립했다. 지역 내 균형발전 차원에서 국제화센터가 갖는 의미는 상당하다.

“국제화센터를 지역 문화원, 체육회 등과 연계할 수 있는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어요. 대전의 발전 축이 서구와 유성구로 향하는 바람에 동구민의 이탈이 컸는데 이를 막기 위해선 국제화센터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동구뿐만 아니라 인근 중구, 대덕구 등을 아우르는 교육의 장을 넓혀 원도심 활성화의 시발점으로 삼을 계획입니다.”

◆역세권 중심으로 성장 동력 다져야
박 청장이 국제화센터를 원도심 활성화의 핵심으로 비중 있게 보고 있다는 건 그만큼 원도심의 침체화가 큰 현안이란 뜻이다. 원도심이 활성화하려면 국제화센터의 역할이 중요하지만 범정부의 지원 역시 중요하다. 대전역세권에 들어설 혁신도시, 도심융합특구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이 조속히 추진돼야 대전역의 상징성이 더욱 극대화되고 국제화센터도 시너지를 일으킬 수 있는 만큼 국책사업의 조속한 추진을 약속했다.

“원도심 활성화는 대전 발전을 위한 큰 숙원 사업입니다. 중심은 역시 역세권이죠. 최근 혁신도시, 도심융합특구 지정 등 정부의 국책사업에 잇따라 선정되면서 원도심 발전에 대한 구민의 기대감이 높아졌습니다. 그러나 이후 별다른 진전 없이 장기간 답보상태에 머무르며 아쉬움을 남기고 있죠. 특히 혁신도시의 경우 모든 자치단체가 관심을 두고 있는데 동구에 금융공기업이 유치될 수 있도록 계속해서 노력 중입니다. 그런데 쉽지 않은 게 사실이죠. 그래도 향후 이장우 대전시장과 적극적으로 협력해 알짜배기 기관을 지역에 들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도심융합특구를 통해선 컨벤션 기능을 강화해 혁신도시와도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강구 중입니다.”

◆기회를 못 만난 자원 집중 육성
박 청장은 대전역으로 대표되는 동구엔 다양한 자원이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관광 자원은 전국적인 경쟁력이 있지만 제대로 된 기회를 아직 만나지 못했다고 판단한다. 대청호, 만인산, 식장산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을 잇는 레저관광벨트를 구축하고 다양한 체험 공간을 개발하겠다는 구상을 이미 밝혔으며 이를 위해 필수적인 각종 규제 완화에도 강한 의지를 보였다.

“동구엔 관광 자원이 많습니다. 아직 제대로 기회를 만나지 못해 육성되지 않았을 뿐입니다. 다양한 규제에 묶인 만인산과 식장산, 대청호를 잇는 레저관광벨트를 구축하고 대청호오백리길 사업과 역사, 문화를 이어주는 콘텐츠를 만들 계획입니다. 만인산엔 체류형 관광지 조성을 위해 캠핑장을 확대하는 등 품격 높은 산림휴양 공간을 제공할 계획입니다. 이를 현실화시키기 위해선 그린벨트, 상수원보호구역 등 규제를 완화해야 합니다. 최근 정부에서 다양한 환경 규제 개선에 나서기로 하면서 동구의 관광 자원을 육성할 기회를 맞게 됐죠.”

역세권 개발이 완료되면 이 자체를 또 하나의 관광 자원으로 육성하겠단 장기적인 프로젝트도 내놨다.

“민간 투자 유치를 확대하기 위한 대전역세권 재정비촉진사업을 추진하고 이를 통해 원도심 활성화를 본격적으로 도모해야죠. 원도심 자체가 하나의 콘텐츠가 될 수도 있어요. 대전은 어찌보면 지방색이 가장 약하다고 하지만 다른 의미론 포용력이 크다는 뜻입니다. 아시아 글로벌 음식축제 개최, 다문화타운 조성, 다문화거리 육성 등 차별화된 콘텐츠를 육성할 수 있습니다. 역세권을 글로벌 문화교류의 장으로 만들고 관광 명소화를 추진해 대전의 랜드마크로 만드는 게 최종 목표입니다.”

대담=김현호 사회부장
정리=심효준 기자·사진=함형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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